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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디그라운드⑧] 피터팬 컴플렉스의 ‘패션’과도 같은 음악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05.13 11:06
수정 2020.08.05 15:22

신곡 '다모두다그냥' '뉴스' 5월 6일 발매

가수 프롬, '다모두다그냥' 피처링 참여

ⓒ멘션 106

밴드 피터팬 컴플렉스는 이미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감각적인 사운드에 보컬 전지한 특유의 감정 표현이 인기의 가장 큰 이유다.


지난 6일 발표한 신곡 ‘다모두다그냥’(Feat. 프롬)과 ‘뉴스’(News)도 피터팬 컴플렉스만의 색깔이 진하게 묻어난다. ‘다모두그냥’은 잔잔한 피아노에 담백한 보컬이 어우러진 곡으로 쓸쓸하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또 아픔을 위로해주는 듯 담담한 목소리로 내뱉는 가사에 온기가 묻어난다.


피터팬 컴플렉스는 자신들의 음악을 ‘패션’에 비유한다. 계절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그날의 기분에 따라 바꿔 입을 수도 있다. 또 패션의 유행은 돌고 돌아 과거의 것이 새로운 유행 아이템이 되기도 한다. 피터팬 컴플렉스의 이번 신곡은 그래서 더 반갑다. 여러 장르를 섭렵하고 그 안에서의 변주가 가능하다. 또 오랜만에 돌아온 보컬 프롬과의 협업도 더할 나위 없이 반갑다.


- 신곡에서 ‘공간감’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공간감이라 느꼈다면, 이번 뮤직비디오를 만든 멤버 김인근의 의도대로 ‘보는 이가 느끼는 개인 해석의 중요함’이라는 기획 방향에 다가선 것입니다. 그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을 했고, 사운드적으로도 빈 공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 사랑 이야기지만, 현재 코로나바이스러감염증-19(코로나19)로 힘든 대중을 위로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는 위로의 메시지가 될 것이고, 누구에게는 김 빼는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지금의 상황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소소한 감정까지, 궁극적으로는 위로의 메시지로 다가서고 싶습니다.


- ‘다모두그냥’의 일부 가사를 발췌해 ‘NEWS’를 만든 건가요?


‘다모두그냥’의 가사와 멜로디로 몇 가지 장르의 음악이 아주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저희의 곡을 ‘디지털자연주의, 실존주의 발라드’(저희끼리 하는 농담 섞인 표현)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는데, 같은 가사와 같은 멜로디가 두 개의 장르로 나오고 있었고, 그것을 그냥 두 개의 곡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어떤 곡이 모티브라고 단정 할 수 없습니다. 그냥 두 가지의 코디네이션일 뿐입니다.


ⓒ멘션 106

- 뮤직비디오가 정말 인상적입니다. 첫 부분의 애니메이션에는 무슨 의미가 담겨 있나요.


반복되는 애니메이션은 손선경 미술작가(sonsunk)의 작품입니다. 손선경 작가에게 어떤 이야기의 연출을 요구하지 않았고 곡을 듣고 작업해주셨습니다. 손선경 작가도 특별한 메시지는 없는 듯 합니다.


- 뮤직비디오는 역시 김인근 님의 작품이군요.


네. 김인근은 2016년 미장센 단편영화제에서 본인의 작품 ‘내앞’으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감독이기도 합니다. 이번 뮤직비디오 역시 한 편의 단편영화처럼 제작하였고, 본인의 직접적인 언급보다는 보는 이가 느끼는 개인적 해석을 중요하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그간 제작한 우리 밴드의 뮤직비디오에서는 항상 전지한을 등장시키는 고집스러움이 있습니다. 이는 한 대상을 집요하게 노출시킬 때 감상자가 비로소 양가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지한은 점점 연기력이 늘고 있고 본인의 연기에 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 가수 프롬과 함께 한 작업은 어땠나요? 이전에도 한 차례 협업했는데 달라진 점도 있나요?


프롬은 오래전부터 함께해온 음악적 동료입니다. 이번 작업도 역시 즐거웠고, 프롬에게는 좀 불편하게 느낄 수 있던 여러 부분이 있었으나 능숙하게 대처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성장을 격하게 느낄 수 있었던 시간입니다. 달라진 부분은 바로 그녀의 성장입니다.


- 그동안 함께 한 여성 아티스트들이 많습니다. 다시 작업을 한다면 또 함께 하고 싶은 분이 있나요?


저희와 함께했던 모든 분들과 다시 한 번 공연으로 좋은 작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다들 바쁘신 분들이어서 섭외가 쉽지 않습니다.


- 앞으로 함께 호흡을 맞춰보길 희망하는 가수는요?


저희와 호흡에 잘 맞춰주실 수 있는 가수입니다. 하지만 협업의 경계를 음악의 영역에만 두지 않습니다. 멋진 이미지를 만들어준 손선경 작가(sonsunk)의 경우도 아주 중요한 협업이었습니다. 가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분들과 같이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좋겠어요.


ⓒ멘션 016

- 음악의 질감이 초창기 때와는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변화의 계기가 있나요?


저희가 인터뷰마다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의 음악은 패션과 같다.’ 2010년부터는 춤추는 음악을 하고 싶어졌고, 자연스럽게 일렉트로니카 장르로 전환이 되었으며, 요즘은 다시 저희 초창기의 다이내믹한 구성에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더하고 있습니다.


- 팀이 결성된 2000년 이후 벌써 20년이 흘렀습니다. 마음가짐이나 태도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저희의 음악에 대한 태도는 아주 진지하지만, 또한 가볍습니다.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 앞으로 피터팬 컴플렉스의 20년은 어떨까요.


목표는 단순합니다. 계속해서 동시대와 호흡할 수 있는 팀입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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