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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과 갈등설' 김병준, 참을 인(忍) 또 새기나

정도원 기자
입력 2018.10.31 00:00
수정 2018.10.31 11:06

계파갈등 완화했는데 전원책과 새로운 불화설 '곤혹'

견제구 던지면서도 파국은 피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

'인적 쇄신' 맡은 조강위 잘 견인해갈지 촉각 쏠려

계파갈등 완화했더니 전원책과 불화설 '곤혹'
견제구 던지면서도 파국은 피해야 하는 상황
'인적 쇄신' 조강위 잘 견인해갈지 촉각 쏠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이 지난 11일 기자간담회를 위해 함께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취임 100일 업적으로 당내 계파 갈등 완화를 내세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제는 자신이 영입한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과의 갈등설·불화설 등에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병준 위원장 취임 이후 실제로 친박·비박 간의 전통적인 계파 갈등은 많이 가라앉았으나 최근에는 전원책 위원을 중심으로 외부 영입 지도부 내의 갈등설이 피어오르고 있다.

발단은 지난 25일 비대위원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일부 위원이 전 위원의 최근 언행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날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은 전 위원이 본연의 업무 범위를 넘어 전당대회나 지도체제, 선거구제 등에 관해서까지 의견을 피력하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전 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그분(비대위원)들은 선출된 권력이 아니다"라며 "(비대위원의 언급에) 기분이 상했으며,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조강특위 위원 또한 피차 '선출된 권력'이 아닌 것은 동일한 마당에, 당헌·당규상 조강특위 위원들에 대한 임명권자인 비대위원장에게 이런 문제로 항의 전화를 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최근 있었던 김 위원장과 조강특위 위원과의 만찬 회동에 전 위원만 불참한 점도 의미심장하다는 관측이다.

전 위원은 "조강위원은 내가 정말 어렵게 모신 분들인데, 하루 전날 불쑥 밥먹자고 연락하면 다 모일 거라고 (김 위원장이) 생각했던 것 같다"며 "조강위원 누구도 자신을 김 위원장의 부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 전 위원만 불참한 것은 그가 조강위원들에 대한 전적인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은데, 김 위원장이 이들과 개별적 관계를 형성하려 하자 불쾌감이 표면화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 위원을 제외한 다른 외부 조강위원들은 김 위원장과의 만찬 회동에 응했다.

이처럼 전 위원이 조강위 외부로부터의 어떠한 지적이나 접촉을 거부하면서도 반대로 자신은 조강위 밖 당내외 각종 현안에 대해 활발하게 발언하는 모순된 행보를 보이면서, 김 위원장이 이를 제어하려는 과정에서 갈등이 촉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최근 김 위원장과 전 위원은 '전권'을 놓고 다시 한 차례 충돌을 빚기도 했다.

전 위원은 "조강위 활동 결과를 비대위에서 추인받아야 한다는 말도 하더라"며 "자꾸 그런 얘기할 것이면 그냥 당신들이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당헌·당규상 최고위의 기능을 대행하는 비대위는 당연히 당내 특위의 활동 결과를 의결할 권한을 가진다. 이를 부정하는 듯한 전 위원의 압박을 향해 김 위원장은 "내 정확한 표현은 (전권이 아닌) 전례없는 권한"이라며 "여전히 같은 생각"이라고 에둘러 '전권' 부여에 선을 그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견제구'를 던지면서도 전 위원과의 전선 확대는 가급적 피하면서 충돌 최소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인사가 만사'인 마당에 예측불가능한 성격을 가진 전 위원이 도중에 일을 그만두고 뛰어나가게 되면, 결국 그 정치적 책임은 임명권자인 김 위원장에게 귀속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1일 전원책 위원 등 외부 영입 조강위원들이 기자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도 "(전 위원이) 성격이 있어서 중간에 뛰쳐나갈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31일 열릴 비대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일부 중진의원들이 전 위원의 최근 월권성 발언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100일간 '참을 인(忍)' 자를 거듭 새기며 계파 갈등 완화에 진력해온 김 위원장이 새로운 시험대에 서게 됐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7월에 선임될 때를 생각해보면, 김병준 위원장이 맡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는 '독이 든 성배'도 아닌, 원래 그냥 독배였다"며 "직전 의총에서 '갈라서자'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왔던 상황을 100일 동안 잘 수습해왔는데, 이번 갈등설도 전 위원의 캐릭터성을 잘 감안해가면서 수습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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