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촛불정부의 경찰 아니다"…무슨 의미?
입력 2018.10.29 12:13
수정 2018.10.29 13:29
李, 경찰 출석 "인생지사 새옹지마 아니겠느냐"
'이재명 죽이기' 의혹 관련 文정부 우회적 겨냥
李, 경찰 출석 "인생지사 새옹지마 아니겠느냐"
'이재명 죽이기' 의혹 관련 文정부 우회적 겨냥
경찰에 출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보이지 않는 손의 '이재명 죽이기' 의혹을 들고 나섰다.
이 지사는 29일 오전 경기 분당경찰서에 출석했다. 친형 재선 씨의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과 배우 김부선 씨 스캔들 관련 의혹을 조사받기 위해서다.
경찰 출석을 앞두고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터무니없는 압수수색까지 당하고 분당경찰서에 조사받으러 간다"며 "나에 대한 수사만 보면 과연 경찰이 촛불정부의 경찰 맞는가 싶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자신이 조사받는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박근혜정권에서도 몇 차례 스크린된 사건"이라며 "그 때도 경찰이 이러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에는 문재인정부를 겨냥한 간접적 압박의 의도가 느껴진다는 분석이다. 지난 정부에서도 그러지 않았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왜 그러느냐'는 항변이기도 하다.
이 지사는 지난 12일 자택 등을 전격 압수수색당한데 이어 지난 24일에는 배우자 김혜경 씨가 경찰에 출석했으나 이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항의한 뒤 조사 도중 귀가한 바 있다.
당시 김 씨의 변호인은 "비공개로 (조사)하기로 해놓고 경찰이 언론에 정보를 흘린 것 아니냐"는 취지로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가 자신에 대한 압수수색을 '망신주기'식이라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이재명 죽이기'로 의심할 수 있는 정황과 관련해, 이 지사가 "촛불정부의 경찰 맞느냐"라고 물은 것에는 '문재인정부가 촛불정부 맞느냐'는 의미도 은연 중에 내포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오전 이 지사는 경찰에 출석하며 세(勢) 과시 또한 병행했다. 이 지사의 지지자 300여 명이 분당경찰서 정문 앞에 나와 "편파수사 그만두라" "이재명은 무죄다"라고 외쳤다.
이 지사는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느라 포토라인에 서는 시간이 10여 분 지체되기도 했다. 수백 명의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한 것 자체가 다분히 정치적 세 과시의 의도가 있어보인다는 지적이다.
포토라인에 서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이 지사는 경찰 출석과 관련해 "인생지사 새옹지마 아니겠느냐"며 "사필귀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란 세월이 흐르다보면 세상 일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안희정 날아가고 이재명 잡았다'는 말이 국정감사장에서까지 공공연히 회자되는 마당에, '미래권력'으로서 '현재권력'을 우회적으로 겨냥하는 뜻이 엿보인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경기지사의 한 시간은 (경기도민) 13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며 "(조사는) 빨리 끝날 것"이라고, '촛불정부의 경찰'을 계속해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