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용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방안 [서진형의 부동산포커스]
입력 2026.09.04 07:00
수정 2026.09.04 07:00
서울 빌라와 아파트 단지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는 지난 7월 다섯 차례에 걸쳐 부동산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또 국토교통부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13일 ‘전월세 및 매매 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전월세 시장의 안정을 위한 비아파트 활성화 정책도 마련했다. 전용 60㎡ 이하, 취득가 수도권 6억원·지방 3억원 이하인 신축 오피스텔, 빌라를 구입하면 각종 세금을 산정할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특례가 내년 말에서 2028년 말까지로 연장된다. 빌라 건축면적 제한은 660㎡에서 1000㎡ 미만으로 완화하고 다가구주택 층수도 현행 3개 층에서 4개 층까지 허용한다.
정부 대책에도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공급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한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정부의 기본적인 정책의 방향이 변화하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려운 점을 간과하고 있고, 어디에 어떻게 공급할 것일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현재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 부족이다. 주거취약계층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 최근 아파트 가격과 전세가격이 급등해 비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는데 비아파트 공급도 급감해 매매와 전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오피스텔 공급은 57%(서울은 88%), 도시형생활주택은 87%, 빌라는 75% 감소했다. 공급 감소로 임대차가격은 급등하고 주거취약계층은 주거비용 증가로 삶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비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원인은 무엇일까?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인을 파악해 그 원인을 제거하면 된다. 하지만 정부는 엉뚱한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이 급감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수요자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분양을 받고자 하는 사람이 없으면 공급자는 공급을 하지 않는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중과 등의 규제, 실거주의무 등이 도입되며 비아파트를 분양 받아 임대사업을 할 수요자가 시장에 진입하지 않는 탓이다.
이에 정부가 일정 규모 이하의 비아파트는 1가구 1주택에서 제외해 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만 일부 자본가나 임대사업을 목적으로 한 은퇴자 등이 매수자(수분양자)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수요자가 있으면 공급량은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된다.
정부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 임대차 3법이 도입돼 임차인의 권리가 강해지자 임대인이 시장에 진입하지 않게 됐다. 임대인의 감소는 임대주택공급의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임대료의 상승으로 귀결된다. 이에 따라 임차인이 가장 큰 고통을 겪게 된다.
동시에 공급측면에서 구체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상업용지의 활용방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 중인 수도권 내 90여 곳의 공공택지 가운데 공급과잉인 도시지원용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비아파트 공급을 활성화하는 방안이지만 무조건 용도변경을 하게 되면 난개발의 우려도 있기 때문에 교육시설, 교통인프라, 생활편의시설, 상수도·하수도 용량 등 고려해 완화해야 한다.
주거용지로 전환하게 되면 토지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개발이익의 사유화로 특혜시비가 있을 수 있다. 이에 사업이익 증가분의 일부는 공공기여로 환수할 있도록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는 것도 병행돼야 한다.
비아파트는 주거취약계층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모든 국민이 아파트에만 살수는 없다. 여러 유형의 주택, 다양한 가격대의 주택이 공급돼야 부동산시장의 안정과 서민 주거복지를 실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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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