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르그섬 산산조각!"…진짜 폭격인 줄 알았더니 AI 영상
입력 2026.08.31 14:04
수정 2026.08.31 14:04
이란 원유 수출 90% 책임지는 '경제 심장부' 폭발 장면 공개…실제 공격 증거는 없어
미군, 한 달 만에 이란 라라크섬 타격 직후 게시…이란은 요르단 미군기지 보복 공격
트럼프, 하르그섬 점령·파괴 수차례 위협…군사 충돌 재개 속 '10초 영상'으로 압박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업로드한 영상. ⓒ트루스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이 폭발하는 인공지능(AI) 생성 영상을 공개하며 대이란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실제 하르그섬에 대한 새로운 공격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치 섬이 대규모 폭격을 받고 있는 듯한 영상을 직접 게시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약 10초 분량의 영상을 올리고 "하르그섬이 산산조각 나고 있다!!!"고 적었다. 영상에는 상공에서 내려다본 하르그섬의 석유 저장시설과 유조선 등이 잇따라 거대한 화염에 휩싸이는 장면이 담겼다. 로이터는 AI 조작 영상 탐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해당 영상이 합성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 외에 실제 군사작전 여부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특히 현재까지 하르그섬이 새롭게 공격받았다는 별도의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백악관과 미 국방부도 관련 질의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하르그섬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되기 전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처리하던 핵심 에너지 거점이다. 이곳이 실제로 파괴될 경우 이란의 원유 수출과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번 게시물은 미국과 이란이 약 한 달 만에 다시 직접 공격을 주고받기 시작한 직후 나왔다. 미군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 라라크섬에 있는 로켓 발사대 2곳을 타격했다. 미 당국자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투입하기 위한 로켓 발사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IRGC는 탄도미사일 등을 동원해 요르단 내 미군 기지 2곳을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요르단군은 자국 영공에 진입한 미사일 8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하르그섬을 이란의 '경제적 급소'로 지목하며 반복적으로 공격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지난 3월 실제 미군은 하르그섬의 군사시설 90곳 이상을 타격하면서도 원유 기반시설은 공격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실제 폭격 대신 AI로 만들어진 파괴 장면을 공개한 셈이다. 미·이란 간 군사 충돌이 다시 시작된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경제의 심장부가 불타는 영상을 직접 게시하면서 하르그섬을 둘러싼 긴장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