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만원 들인 '하트 가로수길'...산림청은 칭찬, 환경단체는 우려
입력 2026.08.26 09:47
수정 2026.08.26 09:51
하트 모양으로 가지를 잘라낸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산림청은 이를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참고할 만한 우수 사례로 선정했지만 환경단체와 수목 전문가는 지나친 가지치기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25일 산림청과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 하트 나무 가로수길'은 산림청이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가로수 관리 톱 5' 공모에서 2위를 차지했다. 산림청은 선정된 사례를 사례집으로 만들어 전국 지자체에 배포할 예정이다.
ⓒ청주시
청주 하트 나무 가로수길은 청주시 상당구 청주시청 임시청사 주변 상당로 350m 구간에 조성됐다. 은행나무 41그루의 줄기와 곁가지를 잘라 하트 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청주시는 지난해 3월 조경업체와 1400만원 규모의 조성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하트 모양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뤄진 가지치기를 두고 수목 전문가와 환경단체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수목 전문가들은 가지를 지나치게 잘라낸 점을 지적했다. 이재헌 아보리스트(수목관리전문가)는 "주 줄기인 머리 부분 등을 너무 심하게 자른 듯하다"며 "광합성 작용에 문제가 생겨 병충해에 취약해지거나 생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성우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도심의 볼거리와 경관을 위한 취지는 이해하지만 하트 가로수는 너무 심했다"며 "다른 지자체가 이를 모방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청주시는 반박했다. 김상인 청주시 산림환경팀 주무관은 "은행나무가 가지치기에 비교적 강한 수종"이라며 "이 정도 가지치기로 생육에 큰 해가 생기거나 녹음 공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시는 오히려 추가 조성도 검토하고 있다. 상당구 사직대로의 가로수 10여 그루를 '하트 나무 가로수길 2'로 만드는 방안이다. 청주시는 하트 가로수 조성 이후 주말마다 수십~수백 명이 찾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산림청이 우수 사례로 선정한 가로수 관리 방식이 과도한 전정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도시 경관과 가로수의 건강을 어디까지 조화시켜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