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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동생 조현문·박수환은 법꾸라지…제3자 입 빌려 압박"(종합)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입력 2026.08.29 00:31
수정 2026.08.2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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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강요미수 19차 공판 증인신문

조현준 회장 "서초동·감방 거론하며 압박… 직접 나서지 않고 제3자 통한 공격"

"가스라이팅 당해 무릎 꿇게 하는 전술"

지라시 사과 요구엔 "누명 씌운 것…받아들일 수 없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과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연합뉴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동생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과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법꾸라지"라고 지칭하며 "제3자의 입을 통해 원하는 목적과 재산상의 이익을 얻으려 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2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심리로 열린 조 전 부사장과 박 전 대표의 강요미수 등 혐의 19차 공판에서다. 이날 조 회장은 증인석에 앉아 검찰과 피고인 측 신문을 잇달아 받았다.


"제3자 입 통해 압박"…동생·박수환 '법꾸라지' 지칭


조 회장은 검찰 재주신문에서 비상장주식 매수 요구를 직접 받은 적이 없지 않으냐는 질문에 "동생과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서지 않고 언론인 등 제3자의 입을 통해 우리에게 끊임없이 메시지를 전달하고 압박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소송과 고소·고발은 모두 재산상 이익을 얻기 위해 회사를 공격한 행위였다"고 덧붙였다.


'법꾸라지'라는 표현도 이 대목에서 나왔다. 조 회장은 "어떤 행동이 강요미수가 되고 공갈 협박이 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자기가 나타나지 않고 제3자의 입을 통해 원하는 목적과 재산상의 이익을 얻으려 했다"며 "언론을 통해 자기들이 하고 싶은 얘기를 전달하고, 그걸 듣고 우리가 가스라이팅을 당해 자발적으로 무릎을 꿇게 하는 전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조 전 부사장에게 직접 협박을 당한 것은 아니지만 협박으로 받아들였다는 의미인지 묻자 조 회장은 그렇다고 확인했다. 조 전 부사장은 서울대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를 취득, 미국 뉴욕주에서 국제변호사로 일한 바 있다.


"그 질문 왜 제가 받아야 합니까"…지라시 놓고 겉돈 신문


앞서 진행된 피고인 측 신문에서는 조 회장이 "그 질문을 왜 제가 받아야 합니까"라고 되묻는 장면도 있었다. 조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이 2013년 전후 세무조사와 사설정보지, 이른바 '지라시' 유포 의혹을 잇달아 캐묻던 참이었다.


문제의 지라시에는 조 전 부사장 배우자의 외도설이 담겼다. 조 전 부사장 측은 형제 갈등 과정에서 조 회장 측이 이를 만들어 퍼뜨린 것으로 의심해 왔다. 2013년 박 전 대표가 조 회장에게 사과를 요구한 사안도 이 지라시다. 검찰은 박 전 대표가 사과를 요구하면서 수사와 구속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도 협박으로 규정했다


조 회장은 지라시 유포에 효성 측이 관여했다는 의혹에 선을 그으며 "그걸 우리가 만들었고 특히 어머니가 만들었다는 누명을 씌워서 그걸 사과하라고 하는 건 받아들일 수가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AI 이미지ⓒ연합뉴스
보도자료·조선호텔 회동…"모멸감 느꼈다"


2013년 조 전 부사장 퇴진 당시 요구받은 보도자료도 신문 대상에 올랐다. '조현문이 회사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내용이었다. 조 회장은 "사실도 아니고 강압적으로 요구하지 않으면 저희 힘으로는 낼 수 없는 내용"이라며 "중공업이 거의 망가진 것도 현문이가 있을 때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사임을 공식화하고 회사·가족과 결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조치였다는 조 전 부사장 측 주장과 정면으로 맞서는 대목이다.


2013년 7월 서울 조선호텔에서 박 전 대표를 만났던 상황을 두고는 "놀랄 정도로 예의가 없었고 모멸감을 느꼈다"는 표현을 썼다. 당시 박 전 대표가 검찰 수사와 자신의 구속 가능성, '서초동', '감방' 등을 언급했고 이를 압박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을의 입장인 홍보대행사 대표가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날 재판의 쟁점은 조 전 부사장 측이 비리 폭로와 검찰 고발 가능성을 앞세워 효성 측에 의무 없는 보도자료 배포와 사과를 요구했는지 여부다. 강요죄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상대방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 행사를 방해한 경우 성립한다. 고발할 만한 사안이 실제로 있었는지와, 그것을 지렛대로 법적 의무가 없는 일을 요구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12년 끈 '형제의 난'…강요죄 성립이 관건


한편 '효성 형제의 난'은 2014년 조 전 부사장이 형 조 회장과 그룹 임직원들을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맞서 효성 측은 2017년 조 전 부사장이 비리 폭로와 수사를 앞세워 자신이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높은 가격에 사들이도록 그룹과 가족을 협박했다며 맞고소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대외적으로 '재벌 개혁'과 투명 경영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홍보대행사 및 변호사 등과 공모해 가족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비상장 지분을 비싸게 처분하려 했다고 보고 2022년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당시 조치는 회사의 불투명한 경영과 비리를 바로잡기 위한 정당한 내부 고발이자 문제 제기였을 뿐,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가족을 강요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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