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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한반도 안보에 대한 고찰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8.21 07:00
수정 2026.08.21 07: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북 정상회담 연내 성사?


트럼프가 쏘아올린 핵폭탄이 동북아시아 일대를 초토화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과 회동을 참모들에게 지시하고 김정은에게 도 직접 대화를 시도했다. 한반도 주변에의 항공모함을 모두 이란으로 빼고 진행 중인 한미 합동 훈련은 규모도 기간도 크게 줄였다. 북한 핵은 57기나 되지만 문제없다고 말한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화도 까빌리면서 기분 나빴다고 했다. 중간선거는 다가오고 지지율은 30%대로 떨어지니 얼마나 초조하겠나?


트럼프의 김정은 회동 제안은 전형적으로 성동격서(聲東擊西·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을 친다)다. 한국이 가장 예민한 북한 문제를 언급해 한국으로부터 돈을 뜯기 위한 수작이다. 물론 김정은과 만날 기회가 생기면 트럼프 좋아하는 TV 뉴스가 떼로 덤빌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돼 서방 TV에 도배질되면, 그 자체로 중간 선거에 도움된다. 이란전쟁도 잠시 잊혀질 수 있다. 더 운이 좋으면 노벨평화상도 받을 수 있다. 모든 과정은 트럼프에게도 굴욕적이지만 한국 정부에는 모욕 정도를 넘어선다.


북한에 하는 미국의 약속은, 제재 완화를 제외하면 모두 한국의 부담이 될 것이다. 북한은 원래 요구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1990년대 없는 핵을 핑계로 경수로 건설비 60억 달러를 뜯어냈다. 트럼프 말대로 북한이 핵을 57기 보유했다면, 북한에 건네야 할 자금은 수천 억 달러 규모가 될 수도 있다. 발전소를 수십 개에, 광양급 제철소일수도 있다. 북한 전역에 철도나 도로를 건설해 주고 열차와 차량을 공급해야 할 수도 있다. 반도체 수출로 벌어들인 현금 수천억 달러를 몽땅 바쳐야 할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한국에서 돈 뜯어낼 목적


북미 회담이 트럼프 뜻대로 성사되지 않아도 한국을 겁박해 돈 뜯어내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 트럼프가 제시하는 한국의 선택은 단순 명료하다. "3500억 달러, 나한테 당장 줄래, 북한에 먼저 주고 나한테는 천천히 줄래?" 이에 한국이 돈 보따리 크게 풀 거라 기대한다. 그러게 필자는 일찌감치, 지난 5월 말 우리 군이 호르무즈 파병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게 좋겠다고 주장한 적 있다(5월 23일자, '트럼프의 헛걸음과 한국군 파병')


"...트럼프가 중국에서 빈손으로 수모를 당하고 돌아온 지금이 파병의 최적기다. 마침 4단계 참여에서 직접 참여로 정책을 전환할 명분도 충분하다....단기적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장기적으로는 한미 동맹과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우리 군대를 즉시 호르무즈 해협에 보내야 한다. 아무리 위험해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 국익을 수호하는 것은 군의 존재 이유(raison d’étre)기 때문이다."


이제는 늦었다. 트럼프는 이제는 이란 쪽 쳐다보기도 싫을 것이다. 이란 이야기를 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개전 6주후 일방적으로 승리 선언하고 빠졌으면 얼마나 좋았나? 그 사이 미군기는 추락했고 미군 함정엔 화재가 발생했다. 또 무기 재고는 바닥났고 해군 병사 투신했으며 미군 사망자까지 나왔다. 얻은 건 아무 것도 없다.


트럼프를 추켜 세워라


트럼프, 겁쟁이 TACO(트럼프는 항상 꽁무니 빼)에 허풍쟁이에 거짓말장이라는 거 온 세상이 다 안다. 그런데도 본인은 세상이 모르는 줄 착각한다. 본인은 구름 위 존재라 속세사람들이 자기 의도를 짐작도 못할 것이라 착각한다. 누가 트럼프의 그 얄팍한 속셈을 짐작 못할까. 온 동네 쪽이란 쪽은 다 팔고도 아직 정신 못 차렸다. 북한 김정은에게 만나 달라 구걸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유가 올라 일상도 피곤한데, 대통령이 그 모양이니 무척이나 창피할 것이다. 그래도 트럼프는 탄핵되기 전까지 미국 대통령이다.


우리 정부는 외교를 해야 한다. 우리는 책임없는 민간인이니 하고 싶은 말 하지만 우리 정부는 그러면 안 된다. ‘위대한 트럼프 대통령’ 추켜세워 줘라. ‘대통령 각하의 웅대한 뜻을 누가 감히 짐작하겠습니까?’ 띄워 줘라. 1990년대 김영삼 대통령 만나고 돌아온 김종필 당시 민자당 대표가 한 말이 있다. “연작안지홍곡지지(燕雀安知鴻鵠之志)야, 참새나 종달새가 어찌 고니와 기러기의 큰 뜻을 알겠는가?” 우리 정부는,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그렇게 철저하게 몸을 낮춰야 한다. 그게 국익외교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

쿠팡 사태, 스타벅스 사태도 그렇다. 그게 무슨 경천동지할 일이라고 나라 안보와 바꿀 건가? 세상일이 어디 하고 싶은 말 다하고 하고 싶은 일 다 하면서 이뤄지는 거 봤던가? 아니꼽고 더러워도 아쉬운 쪽은 우리다. 수출이든 석유든, 북한이든 중국이든 이슈가 뭐가 됐든 우리가 아쉽다. 트럼프, 탄핵될 때까지는 미국 대통령이다. 미국민들이 아무리 트럼프 욕하고 경멸헤도 우리 정부는 예우를 갖춰 트럼프를 대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김정은 대하는 정성의 절반만이라도 트럼프를 예의 갖춰 대하라. 그게 국익외교요, 실용외교다. 우리 정부는, 국민은, 언론은, 외교안보와 경제를 분리해서 생각한다.


트럼프 방식에 익숙해져야


우리는 안보 외교와 경제를 분리해 생각한다. 그러나 원래 장사꾼인 트럼프에게는 “모든 길은 돈으로 통한다” 그리고 돈만 아는 장사꾼일수록 허황된 로망이 있다. 명예욕이다. 상받고 싶어하고 TV 나오고 싶어 안달한다. 무슨 명예박사니 무슨 책 저자니 무슨 상이니 무진장 받고 싶어한다.


트럼프에게 국제적으로 알려진 대학 명예박사 학위 주선해 주고 특별 강연이라도 주선하는 머리가 왜 없나? 특별 강연 생방송하면 얼마나 좋아하겠나? 트럼프가 한국 방문하거나 지나갈 때 추진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면 핑계 김에 트럼프가 단 몇 시간이라도 한국에 더 머물지 않겠나? FIFA 회장조차 트럼프에게 거창한 상 건네지 않았나? 똑같은 논리가 다카이치 일본 총리에게도 적용된다. 한국이 일본과 사이좋게 지내면 큰형님(오빠) 낯이 살지 않겠나?


손자병법에선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 했다. 모든 전략은 상대를 파악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미 우리는 10년 전 트럼프 대통령을 경험한 적 있다. 그리고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관세협상, 월드컵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트럼프를 파악할 기회가 더 있었다. 그런데도 아직 즉흥적이고 제멋대로인 독불장군 트럼프 방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정말 암담하다. 트럼프를 파악하고 그에 대응하는 것이 한미 외교의 출발점이라야 한다.


글/ 김구철 금강대 연구교수·전 TV조선 선거방송기획단 단장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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