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도 주택 공급 후보지” 정부 드라이브…서울시와 정면충돌
입력 2026.08.15 10:43
수정 2026.08.15 10:43
국토부 “어린이정원 아닌 용산공원 전체 검토”
서울시 “도심 마지막 대규모 녹지 훼손 신중해야”
20일 김윤덕·오세훈 면담 주목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기자실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념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국토교통부
정부가 서울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서울시와의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도심 내 가용부지를 최대한 활용해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용산공원의 녹지 기능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용산공원 주택 공급과 관련해 “용산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개념”이라며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주택 공급 후보지로 거론돼 온 용산어린이정원뿐 아니라 용산공원 내 주택 건설이 가능한 부지를 폭넓게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정부가 8·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용산공원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서울 도심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서울시는 즉각 제동을 걸었다.
서울시는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도심 녹지인 용산공원을 훼손해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기존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용산공원은 약 300만㎡ 규모로 여의도 면적과 맞먹는다. 이 가운데 현재 임시 개방돼 있는 용산어린이정원도 약 30만㎡에 달한다.
정부는 이미 용산공원 인근 캠프 킴 부지 약 4만8000㎡에 2500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용산어린이정원까지 활용할 경우 공급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 있어 정부 입장에서는 서울 도심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유력 후보지다.
반면 서울시는 용산공원이 장기간 국가공원으로 조성돼 온 만큼 주택 공급을 이유로 공원 기능을 축소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 개정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미군기지 반환 부지를 국가공원 외 다른 목적으로 용도 변경하거나 처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용산공원 부지를 실제 주택 용도로 활용하려면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
정부와 서울시의 시각차가 뚜렷해지면서 양측의 협의 과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장관은 “서울시와 협력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협력하겠다”며 오는 20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면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서울시의 반대만으로 정부의 공급 정책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도 내비쳤다. 김 장관은 “서울시가 반대하면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함을 보여준다고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급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용산공원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8·13 대책을 통해 수도권에 총 23만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가운데 아직 위치가 공개되지 않은 신규 공공주택지구 7만3000가구의 부지는 이르면 9월 말, 늦어도 10월 초 공개할 예정이다.
오는 20일 김 장관과 오 시장의 면담에서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향후 용산공원 주택 공급 논의의 첫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