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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수요 커지자…SK·HD현대·두산, SMR 사업 영토 넓힌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8.14 14:37
수정 2026.08.14 14:37

빌 게이츠 방한에 최태원·정기선 회동…차세대 전력원 SMR 주목

SK는 AI 데이터센터 연계…HD현대는 제조·공급망 확대

두산에너빌리티는 복수 노형 공략…테라파워 핵심 기자재 수주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빌 게이츠 테라파워 회장과 지난해 8월 만나 SMR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기념촬영을하고있다. ⓒHD현대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이자 테라파워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한국을 찾은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확대에 관심이 쏠린다. 게이츠 이사장이 국내 주요 기업들과 차세대 에너지 사업 협력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SK·HD현대·두산에너빌리티는 투자와 사업개발부터 제조·기자재 공급까지 SMR 사업 참여 영역을 넓히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게이츠 이사장은 전날 한국에 입국했으며 이날 한성숙 국무총리와 면담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게이츠 이사장과 국내 기업들은 SMR을 비롯한 차세대 에너지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과는 AI 시대 전력 인프라와 에너지 사업 협력, 정 회장과는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 사업 및 제조·공급망 협력 등이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SK는 테라파워 투자를 기반으로 SMR을 에너지 사업의 한 축으로 키우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 기술을 활용한 국내 첫 비경수로 기반 SMR 사업을 추진하며 2035년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가 주목하는 영역은 원자로 투자뿐 아니라 생산된 전력을 실제 수요처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AI 데이터센터와 산업단지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에 SMR을 연계하는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단기적으로 LNG를 활용해 전력 수요에 대응한 뒤 장기적으로 SMR로 협력을 확대하는 단계적 에너지 사업 구상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8월 게이츠 이사장과 만나 SMR 등 에너지 사업 분야의 협력과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논의한 바 있다. 이번 회동에서는 기존 협력의 후속 사업과 AI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전력 수요처를 겨냥한 에너지 사업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는 조선·중공업에서 축적한 제조 역량을 SMR 공급망으로 확대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2년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를 투자했고 HD현대중공업은 2024년 12월 테라파워의 첫 나트륨 원자로에 들어가는 원자로 용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3월에는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대 전략적 협약을 맺었다. 이어 올해 5월에는 나트륨 원자로 공급에 대한 기본 합의서(FA)를 체결하고 HD현대중공업이 원자로 인클로저 시스템(RES) 핵심 설비의 제작·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초도 프로젝트 기자재 공급을 넘어 향후 원자로 반복 생산을 위한 제조·공급망 구축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단계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주기기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여러 SMR 개발사와 협력하며 제조 분야의 사업 기회를 넓히고 있다. 뉴스케일파워와 장기간 협력 관계를 구축한 데 이어 엑스에너지와 핵심소재 공급을 추진하고 테라파워와도 실제 기자재 제작 단계에 들어갔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14일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용 핵심 기자재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원자로 보호용기와 원자로 지지구조물, 원자로 내부구조물을 제작해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 건설 중인 345MW급 초도 프로젝트에 공급한다.


이번 계약은 2024년 12월 체결한 제작성 검토 계약에서 실제 제작 발주로 협력 단계가 진전됐다는 의미가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제작성 검토 과정에서 설계 개선사항을 개발·적용해 제작 발주가 가능한 수준까지 설계 성숙도를 높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테라파워 외에도 엑스에너지와 Xe-100 고온가스로 16기에 필요한 핵심소재인 단조품 예약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후속계약을 통해 단조품과 모듈 제작으로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뉴스케일과도 장기간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특정 노형에 사업을 집중하기보다 여러 개발사의 상용화 과정에 제조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SMR 사업 참여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있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이 필요한 데다 AI 서비스 확대에 따라 전력 소비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발전 규모가 작고 모듈화된 설계를 적용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와 산업시설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와 연계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발간한 '에너지와 AI' 보고서에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약 945TWh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의 주요 동력으로 꼽힌 가운데 원전도 2030년 이후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에서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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