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美 SMR 실증사업 참여 확대…'K-나트륨' 모델 추진
입력 2026.08.14 18:00
수정 2026.08.14 18:00
추형욱 대표-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 14일 합의서 체결
케머러 1호기 등 美 실증·후속 상용 프로젝트 참여 확대
LNG·전력·ESS·SMR 아우르는 통합 에너지 플랫폼 추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8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테라파워의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에 투자자를 넘어 사업 파트너로 참여 범위를 넓힌다.
SK이노베이션은 14일 서울에서 추형욱 대표이사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나트륨 SMR 사업 협력과 차세대 SMR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SK㈜는 2022년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 달러를 공동 투자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 바 있다.
이번 합의서에는 테라파워가 미국에 건설 중인 SMR 실증로와 후속 상용 프로젝트에 대한 SK이노베이션의 참여 확대, 국내 SMR 공급망 활용 확대 방안, 국내 나트륨 SMR 사업 개발과 글로벌 프로젝트 공동 발굴 등의 협력 방안이 담겼다.
양사는 규제와 산업, 전력계통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한국형 나트륨 SMR 사업모델인 'K-나트륨'의 추진 방향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할 계획이다.
합의서 체결 이후 이어진 만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이 참석해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대응과 차세대 원전 산업의 발전 방향, 한·미 원자력 협력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나트륨 SMR은 테라파워가 개발한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SMR이다. 원자로와 용융염 기반 열에너지저장시스템(TES)을 결합해 생산한 열을 저장했다가 수요가 높은 시점에 활용할 수 있어 안정적인 기저전원과 출력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산업단지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에 적합한 에너지 설루션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추진 중인 나트륨 SMR 프로젝트 '케머러(Kemmerer) 1호기'와 후속 상용 프로젝트 참여도 확대할 계획이다. 케머러 1호기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미국 최초의 상업용 첨단원자로 건설허가를 받은 뒤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실증사업 참여를 통해 차세대 원전의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쌓아 국내 적용 가능성 검토와 글로벌 프로젝트 개발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SMR 프로젝트 개발과 운영사업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양사는 한·미 양국의 정책·금융 지원과 연계할 수 있는 미국 내 SMR 프로젝트 발굴 방안도 공동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로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의 전략적 투자자를 넘어 SMR 사업 개발과 프로젝트 실행에 직접 참여하는 사업자로 역할을 넓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해온 전기화(Electrification) 전략의 추진 동력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LNG 직도입과 LNG 발전, 전력사업 역량에 SK온의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더해 LNG·전력·ESS·SMR을 아우르는 통합 에너지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LNG 발전과 ESS로 AI 데이터센터와 산업단지의 초기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SMR을 무탄소 기저전원으로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AI 풀스택' 전략과 같은 맥락이다.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AI 인프라, SK이노베이션의 LNG·전력·SMR, SK온의 ESS 배터리를 연결하면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저장장치 공급망을 그룹 차원에서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는 "이번 합의서는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나트륨 SMR의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협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테라파워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K-나트륨 사업모델의 추진 방향을 구체화하고 향후 미국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사업개발 및 운영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