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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모병제·여성안전까지…李 수보회의 발언, '청년 민심' 겨냥했나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8.14 06:30
수정 2026.08.14 06:30

부동산 "시한폭탄" 규정…강도 높은 발언

모병제·결혼 페널티·관계성 범죄까지 총망라

공통분모는 '청년' 지지율 하락과 무관치 않아

"정책 발표 후에도 계속 고쳐나가야" 여지도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부동산 △국방 △여성안전 △결혼 페널티까지 서로 다른 정책 영역을 한자리에서 연달아 강조하면서, 그 배경에 '청년 민심'을 겨냥한 메시지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제43차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부동산 문제를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사회적 자원이 장기간 부동산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양극화와 불평등을 심화시켰다"며 "가용한 수단과 역량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2년부터 지금까지 공급 절벽"이라며 인허가 축소와 착공 감소로 인한 공급 부족을 지적하고, 각종 인허가 절차 단축과 파격적인 택지 확보를 주문했다. 이날 오전 정부가 발표한 최대 5만가구 규모 공급대책 직후 나온 발언이라 무게가 실린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정책 발표 후에도 국민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서 정책의 완성도를 한층 더 높여야 한다"며 "오락가락한다는 평가에 너무 구애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공직자들이 100% 완벽한 존재일 수 없다"며 정책 발표 이후에도 전문가와 야당, 정치권의 의견을 수렴해 계속 다듬어가는 것이 정상적인 정책 결정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 향후 여론 반응에 따라 추가로 조정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부동산에 이어 이 대통령은 선택적 모병제 도입을 언급하며 "청년들이 군 복무를 보람 있게 생각하고, 군이 청년들의 사회 진출을 든든하게 뒷받침해 줄 때 진짜 강한 군대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저출생 때문에 현재 같은 인력 중심의 보병 중심 군 구조를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군을 첨단 장비·기술 중심의 스마트 정예강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군 복무를 좋은 일자리, 양질의 교육, 안정적 재산 형성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며 초급 간부 처우 개선도 빠르게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스토킹, 교제 폭력, 가정 폭력 등 관계성 범죄 신고가 지난해 전년보다 23% 급증했다고 언급하며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과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라고 짚었다.


불법 촬영물과 딥페이크 범죄 등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도 지난 5월 범정부 합동대응단 출범 이후 검거자가 늘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사건 발생 자체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신고 단계부터 피해자 중심, 피해자 우선이라는 관점에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과하다 싶을 정도로 집행해달라"고 당부했다.


결혼 페널티 문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결혼하니까 오히려 홀몸일 때보다 불이익해지더라, 이런 것은 불합리하다"며 "각 영역에 있는 잘못된 점들을 다 찾아내서 불공정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발언들을 관통하는 공통분모가 '청년'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부동산은 청년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문제와 직결되고, 모병제는 병역 이행 청년의 처우 문제, 관계성 범죄와 결혼 페널티는 청년 여성·신혼부부가 체감하는 이슈라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오늘 발언들을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부동산·국방·안전이라는 각각 다른 정책이지만,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청년"이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청년층 이탈이 두드러졌던 만큼, 이를 의식한 종합적인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날 발언의 타이밍에 주목했다. 그는 "부동산 공급대책 발표 당일 수보회의에서 대통령이 직접 강한 톤으로 부동산 문제를 짚은 것 자체가, 청년층을 포함한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힘을 싣겠다는 신호"라며 "청년 대상 대출 완화 등이 포함된 이번 대책과 맥이 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혼 페널티, 모병제, 관계성 범죄까지 한 회의에서 다 다뤘다는 건, 청년층이 체감하는 불만 지점을 정부가 나름대로 스캔한 결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같은 해석이 과도하다는 반론도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부동산, 국방, 여성안전은 원래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과제들"이라며 "우연히 여러 현안이 겹친 것을 두고 '청년 전략'으로 해석하는 건 과잉 분석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결과적으로 청년층이 체감할 수 있는 메시지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사실이고, 정부로서도 이를 계기로 청년 민심을 다잡으려는 의도가 아예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청년층의 이탈 조짐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3~4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47.7%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 대비 4.0%p 하락한 것이다. 부정 평가는 4.9%p 오른 48.5%였다. 특히 2030세대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20대와 30대의 경우 부정 평가가 각각 59.0%, 61.0%로 집계됐다. 20대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8.8%p나 급락해 33.9%에 불과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31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45.9%, 부정 평가가 50.5%로 조사됐다. 전주 대비 긍정 평가는 0.4%p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1%p 상승했다. 30대에선 7.4%p 하락한 31.9%로 나타났다. 20대는 2.4%p 떨어진 30.4%였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 평가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전국지표조사(NBS) 지난 10~12일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100% 전화면접조사로 진행해 13일 공개한 8월 2주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 기류가 두드러졌다.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6%로 '잘하고 있다'(34%)를 크게 앞섰다.


8월 3일 발표된 부동산 세제개편안 전후로 정책 평가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주택 이상 보유자의 부정 평가가 특히 높았다. 세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대통령이 이날 "정책 발표 후에도 계속 고쳐나가야 한다"고 언급한 만큼, 이번 부동산 공급대책이 청년층 반응에 따라 추가로 조정될지도 주목된다. 정부는 조만간 발표할 불법 사이트 통합 대응 방안과 관련해서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세밀하게 준비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청년정책을 총괄하는 부처 관계자는 "오늘 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청년 관련 후속 조치들이 속도감 있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부동산 대책의 청년 대출 완화 부분도 추가 보완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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