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검사입니다, 나체사진 보내세요"…검찰 사칭해 67억원 뜯은 피싱조직 검거

박상준 기자 (psj96@dailian.co.kr)
입력 2026.08.13 19:28
수정 2026.08.13 19:33

태국 방콕에 콜센터 차려 피해자 68명 속여

조직원 11명 검거·9명 구속

피해자 24명은 나체사진도 전송

태국현지 피싱조직 검거 현장.ⓒ서울경찰청

검사와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들을 모텔로 유인한 뒤 나체사진까지 찍어 보내게 하고 67억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활동과 전기통신사기환급법 위반,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조직원 11명을 검거해 송치하고 이 가운데 9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태국 방콕에 콜센터를 차려 피해자 68명으로부터 약 67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중국인 총책과 한국인 관리자를 중심으로 한국인 20명, 중국인 4명 등 총 24명 규모로 조직을 꾸린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원들은 검찰 수사관과 검사, 금감원 직원으로 역할을 나눠 피해자에게 차례로 접근했다. 먼저 검찰 수사관을 사칭해 "계좌가 범죄자금 세탁에 연루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속이고 가짜 검찰청 홈페이지에서 위조된 구속영장 등을 확인하도록 했다.


이어 검사 역할을 맡은 조직원이 "약식 조사와 구속 전 신체검사가 필요하다"며 피해자를 인근 모텔에 혼자 들어가도록 했다. 이후 옷을 벗고 사진을 찍어 전송하도록 요구했으며 피해자 24명이 실제 나체사진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사진을 통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통제하고, 추후 유포 협박이나 추가 금품 요구에 이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금감원 직원을 사칭한 조직원이 "사건을 해결하려면 공탁금이 필요하다"며 송금을 요구했다. 피해자가 주저하면 앞서 검사 역할을 맡았던 조직원이 다시 연락해 압박하는 방식이었다. 피해자 한 명이 잃은 금액은 최대 약 5억원에 달했다.


조직은 실적에 따라 역할과 수당도 차등 지급했다. 검찰 수사관 역할은 편취액의 4%, 검사 역할은 10%, 금감원 직원 역할은 13%를 수당으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태국 경찰과 공조해 현지에서 한국인 조직원 9명을 검거한 뒤 국내에 있던 2명을 추가로 붙잡았다. 범죄수익 1억5700만원은 기소 전 추징보전했으며, 아직 붙잡히지 않은 조직원 9명에 대해서는 적색수배를 내리고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검찰이나 금감원 등 어떤 국가기관도 모텔에서 신체수색을 하거나 사건 해결 명목으로 공탁금을 이체받는 경우는 없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박상준 기자 (psj9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