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서명운동에 공청회 보이콧까지…반발 여론 커지는 '통합 사관학교'
입력 2026.08.15 06:30
수정 2026.08.15 06:30
총동창회 "국방부에 요구사항 전달…답변 보고 보이콧 결정"
진해선 시민단체 주도로 서명운동·청와대 상경 집회 예고도
軍은 입장 변화 없어…안규백 "기본적으로 어렵다고 생각"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신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통합 사관학교 추진 정책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는 오는 26일 열리는 공청회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각 지역에서도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앞장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의 일방적 추진에 대한 반감과 지역 소멸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육사 총동창회 관계자는 14일 "공청회 보이콧과 관련해서는 국방부에 요구사항을 전달했고, 이에 대한 답변을 받아본 뒤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해·공사 총동창회는 개최 예정인 공청회에서 통합 사관학교 창설 필요성 여부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사관학교 통합이라는 대전제가 정해진 상태에서는 공청회가 열리더라도 의미 있는 의견 교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총동창회에서 공청회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다.
아울러 통합 교육 체계에서의 장교 육성 방법과 관련해서도 전·현직 군인들의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고 군 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총동창회는 공청회 참석 인원을 늘려달라고도 문제를 제기한 상태다. 국방부는 공청회 정원을 300명으로 제한했는데, 육·해·공사 총동창회에서 각 10명씩 추천하라고 했다고 한다.
총동창회는 이같은 요구조건에 대한 국방부의 공식 입장을 받아본 뒤 보이콧과 같은 강경 대응에 나설지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육·해·공사 총동창회장은 지난 12일 사관학교 통합과 관련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가진 면담 이후 안 장관이 '현 사관학교 체제를 유지하는 안도 대안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으나, 국방부는 총동창회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며,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기본으로 합리적인 의견을 수렴하면서 최적의 교육 개혁을 달성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통합 사관학교 추진 반대 움직임은 각군 사관학교가 위치한 지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해군사관학교가 위치한 경남 진해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가 합심해 정부 정책에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해군사관학교 졸속 통합·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3일 창원시 진해구 중원로터리에서 해군사관학교 이전 반대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해군사관학교 이전은 군항도시 진해의 역사와 정체성을 뒤흔드는 일"이라며 "국가 안보와 지역 공동화를 무시한 졸속 통합·이전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시민대책위는 10만명 서명운동과 청와대 상경 집회 등 투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경남도의회도 지난달 30일 '해군사관학교 통합·이전 절대 반대 및 진해 존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지방에 입주한 소수의 기관마저 통합해 수도권이나 충청권으로 이전한다면 지방의 소외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정부가 강조하는 지방 주도 성장이나 2차 공공기관 이전과도 완전히 역행하는 정책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균형발전지방분권충북본부도 지난 6일 낸 입장문에서 "충북도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추진되는 공군사관학교 이전을 강력히 반대한다"면서"청주보다 규모가 큰 대전으로 공군사관학교를 이전하는 것은 국가균형발전 기조에도 역행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반발 여론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국방부는 예정대로 사관학교 통합을 추진할 방침이다. 안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사관학교를 통합하며 현 체제를 유지한다는 말을 할 수 있겠나"라며 "기본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