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 늘었지만…집단대출 묶인 상호금융은 '시큰둥' [8·13 부동산대책]
입력 2026.08.14 07:04
수정 2026.08.14 07:04
올해 가계대출 증가 여력 28조원 확대
상호금융 순증 목표 0~1%
집단대출도 총량관리 대상 포함
"개별 조합, 현장 체감 효과 미미할 듯"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로 상향 조정하면서 금융권의 대출 공급 여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상호금융권에서는 집단대출이 여전히 총량 관리 대상에 포함되고, 순증 목표치가 0%로 묶여 있어 현장에서 체감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전년 말 대비 3% 수준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당초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지난해 증가율인 1.7%보다 낮은 1.5%로 설정했다.
지난해 말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이 약 1800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연간 증가 한도는 약 30조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목표치가 3%로 상향되면서 올해 금융권의 가계대출 공급 여력은 약 60조원으로 늘어난다. 기존 목표보다 약 30조원의 추가 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금융위는 최근 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대출 창구에 몰리는 이른바 '오픈런' 등 실수요자의 대출 애로도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상호금융권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농협·신협·수협·새마을금고 등은 업권별 올해 가계대출 순증 목표가 이미 낮게 설정돼 있어, 전체 총량 관리 목표가 확대되더라도 실제 대출 공급을 크게 늘리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당국은 이주비·중도금·잔금 등 집단대출을 별도 관리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이들 집단대출이 여전히 총량 관리 대상에 포함돼 있는 점이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한단 설명이다.
실제 상호금융권의 집단대출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신협·새마을금고 3개사의 지난달 말 기준 집단대출 잔액은 총 38조1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35조1400억원)과 비교해 8.6%(3조100억원) 늘어난 규모다. 1년 전(29조7200억원)과 비교하면 28.4%(8조43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미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초과한 새마을금고와 신협·수협 등은 올해 순증 목표가 0%로 설정돼 있다. 사실상 신규 대출 확대를 최소화해야 하는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농협 역시 올해 순증 목표가 1%에 그쳐 공격적으로 신규 대출을 취급하기 어렵다.
이처럼 상호금융권의 대출 공급 여력이 제한된 만큼 대출 수요가 이어지더라도 은행권에서 공급하지 못한 대출 수요가 상호금융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총량 완화로 전체적인 대출 잔액은 늘어날 수 있지만 개별 조합의 영업 여력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 순증 목표가 0~1% 수준으로 낮아진 상황"이라며 "총량 목표가 3%로 확대된다고 해도 대출 영업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조합을 합산하면 연말에 대출 잔액이 다소 늘어날 수 있지만 개별 조합 입장에서는 순증 여력이 소폭 확대되는 데 그쳐 체감 효과는 미미한 수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