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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프로젝트 이어 SEED…李대통령, 지역서 산업으로 어젠다 확장하나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8.12 20:00
수정 2026.08.12 20:00

메가프로젝트 이어 7대 SEED 공식화

"메가프로젝트는 토양, 첨단산업 씨앗" 예고편

지지율 최저치 속 새 성장서사로 국면 전환 포석

"경제 대통령 이미지 보강" 정무적 해석도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에 앞서 초전도 기반 50큐비트 양자컴퓨터 모형 관람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호남·충청권을 축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에 이어 '7대 SEED'까지 공식화하면서, 국정 어젠다가 지역균형발전에서 첨단산업 육성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지율 최저치와 부동산 민심 악화가 겹친 시점에 나온 행보라, 단순한 정책 발표를 넘어 국면 전환용 카드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국토균형발전이 지속적 성장의 토양이라면 초격차 첨단산업 육성은 경제 대도약을 위한 씨앗"이라며 "SMR, 재생에너지, 양자컴퓨터, 우주 항공, 첨단 바이오 등 글로벌 미래산업의 패권을 좌우할 핵심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메가 프로젝트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은 하루 뒤인 12일 열린 7대 SEED 보고회의 사실상 예고편이었던 셈이다. SEED(씨앗)라는 명칭 자체도 이 발언의 '토양-씨앗' 비유와 맞닿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고회 모두발언에서도 이 구도를 다시 확인했다. 그는 "오늘 우리가 뿌린 첨단기술 씨앗들이 미래에는 거대한 나무로 자라나서, 새로운 메가 프로젝트로 자라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메가프로젝트가 지역 어젠다의 완성형이라면, SEED는 산업 어젠다의 출발점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반도체 산업이 만들어 준 절호의 기회를 활용해서 인공지능 시대, 그다음의 먹거리를 우리가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7대 SEED 프로젝트는 우리 경제의 차세대 성장 엔진인 동시에 국가의 핵심 전략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어젠다 확장의 배경에 정무적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부동산과 주식 시장에 대한 실망감이 지지율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 악재를 정면 돌파하기보다 새로운 성장 서사로 국면 자체를 전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메가프로젝트가 지역 표심을 겨냥한 지역 어젠다였다면, SEED는 반도체·양자컴퓨터·우주항공 같은 첨단산업 프레임으로 이 대통령의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보강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를 마친 뒤 이석하고 있다. ⓒ뉴시스

실제 이날 보고회에는 SMR 추진 컨테이너선, 초전도 기반 양자컴퓨터, 달 궤도선 다누리 모형이 전시됐고, 이 대통령은 이를 직접 둘러보며 제조 원가와 실용화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양자컴퓨터 앞에서는 "실용화 단계까지는 어느 정도가 남았느냐"고 묻고 "빨리 개발해달라"고 당부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정부는 그간 지지율 반등 요인으로 안보·외교 성과를 앞세워온 만큼, 이번에는 '기술 강국' 이미지를 통해 경제 리더십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두 어젠다가 실제 정책·재원 측면에서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메가프로젝트는 지역 기반시설과 산업단지 조성이라는 물리적 실체가 있었던 반면, SEED는 아직 예산이나 전담기구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보고회가 비전 제시에 그칠지, 아니면 실제 투자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후속 조치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가프로젝트 때도 초기에는 방향성만 제시하다가 이후 특위 구성과 예산 편성으로 구체화됐던 만큼, SEED 역시 이번 보고회를 시작으로 후속 조직이나 예산이 뒤따를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번 SEED 발표의 정치적 타이밍에 주목했다. 그는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반복 경신하는 국면에서 나온 대형 국정 이벤트라는 점에서, 정부가 부동산 이슈에 갇힌 국정 프레임을 산업·기술 담론으로 확장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며 "메가프로젝트, SEED에 이어 앞으로도 유사한 '성장 서사'가 계속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이런 어젠다 확장은 국민들에게 '정부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전략"이라며 "다만 부동산처럼 당장 체감되는 민생 이슈와는 결이 다른 만큼, 단기적인 지지율 반등 효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어젠다 확장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국정 지지율 방어에 일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책의 구체성과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여당 관계자는 "메가프로젝트든 SEED든 결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지지 않으면 또 하나의 구호에 그칠 위험이 있다"며 "이번 SEED가 실제 예산 편성과 조직 구성으로 이어지는지가 정부 어젠다 확장 전략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과 산업이라는 두 축으로 국정 어젠다를 재편하려는 시도 자체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두 어젠다가 실제로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앞으로 나올 세부 계획을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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