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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맞혀도 돈 못 벌었다…예측시장 수익은 상위 1% 몫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8.12 08:33
수정 2026.08.12 08:35

클래리티법 상원 휴회 전 표결 가능성 1% 수준 반영

월드컵 관련 거래액 200억 달러…플랫폼 몸값도 급등

예측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폴리마켓 거래 지갑의 69%가 손실을 기록하고, 전체 이익의 76.5%는 수익 상위 1%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 전망대로, 미국 가상자산시장 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의 미 상원 휴회 전 표결이 무산되면서 예측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폴리마켓은 지난달 말 상원의 8월 휴회 전 클래리티법 표결 가능성을 1% 안팎으로 반영했다.


실제 상원은 법안을 처리하지 못한 채 휴회에 들어갔고 관련 절차는 다음 달로 미뤄졌다.


정치·입법 일정 향방까지 실시간 확률로 보여주는 예측시장의 정보 기능이 재부각되면서 예측시장의 외형도 빠르게 커졌다.


12일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올해 1월 이후 월드컵 관련 예측시장의 거래액은 200억 달러에 달했다.


참여 지갑은 약 40만개로 집계됐으며 월드컵 대회 기간에만 57억 달러가 거래됐다.


거래 증가에 힘입어 대표 플랫폼인 폴리마켓의 몸값도 뛰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폴리마켓은 20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약 1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 150억 달러보다 30% 이상 높은 수준이다.


다만 시장 성장세가 이용자들의 고른 수익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유럽 경제정책연구센터(CEPR)가 토론논문으로 공개한 공동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이 2022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폴리마켓에서 이뤄진 약 5억8800만건의 거래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지갑 약 248만개 가운데 69%가 마이너스 손익을 기록했다.


수익은 소수 거래자에게 집중됐다.


수익을 낸 지갑 가운데 상위 1%가 전체 이익의 76.5%를 가져갔으며, 이 중 상위 0.1%의 비중은 51.2%에 달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수익 격차에 주문 방식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수익 상위 0.1% 지갑은 전체 거래액의 47.3%를 지정가 주문으로 체결했다.


원하는 가격을 미리 제시하고 해당 가격에 거래할 상대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이다.


반면 손익 하위 95% 지갑의 지정가 주문 비중은 17.1%에 그쳤다.


이들은 시장에 나온 가격으로 즉시 사고파는 시장가 주문을 상대적으로 많이 이용했다.


시장가 주문은 바로 거래할 수 있지만 원하는 가격보다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팔 가능성이 있다.


이에 연구진이 시장가 주문 과정에서 발생한 최소한의 가격 불이익이 없었다고 가정해 손익을 다시 계산한 결과, 손실 지갑의 18.5%가 본전 이상의 손익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실 지갑 가운데 일부가 예측 자체보다 시장가 주문 과정에서 불리한 가격에 거래한 영향으로 손실을 봤다는 의미다.


이처럼 거래 방식에 따른 이용자 불이익과 유동성 편차가 존재함에도 예측시장은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제시하는 정보시장이라는 명목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특정 결과에 경제적 가치를 거는 베팅 구조를 띠고 있어 체결 투명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규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해외 주요국은 예측시장을 기존 파생상품이나 베팅 규제 안에 넣어 관리하고 있다.


미국은 예측계약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감독하는 이벤트계약으로 다루고 있으며 영국은 이용자 간 거래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베팅 중개업’으로 포섭해 감독한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예측시장을 금융상품과 도박 가운데 어디에 둘지조차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국내 이용자의 거래가 해외 플랫폼으로 옮겨가면 과세와 감독이 어려워지고 소비자 보호에도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웹3 전문 리서치 기업 타이거리서치는 “실질적인 소비자 보호와 시장 감독을 위해 예측시장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이에 앞서 금융상품과 도박, 별도 신설 범주 가운데 법적 성격을 명확히 정하는 사회적 논의와 민관 간담회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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