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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소화불량③] 코인보다 요동친 증시…‘도파민’ 뺏긴 가상자산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8.02 07:02
수정 2026.08.02 07:02

삼전닉스, 거래일 절반 이상 5% 넘게 출렁

코인 5대 거래소 일평균 6797억원

코스피 거래대금의 1.9% 수준

배부르게 수익을 누리던 개미들이 난데없는 ‘급체’에 시달리고 있다. 끝없이 오를 것 같던 코스피는 급격한 변동성을 마주했고, 투자자들의 마음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반등을 기대하는 대신 ‘일단 피하자’는 심리가 커지면서 돈의 흐름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이 선택한 피난처는 어디인지, ‘주식 소화불량’에 걸린 자금의 행방을 추적해봤다. [편집자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인보다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증시 급락에도 투자자금은 가상자산 시장으로 이동하지 않았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그야말로 코인보다 더 짜릿한 주식장이다.


인공지능(AI) 열풍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루 사이 두 자릿수로 출렁이며 투자자들에게 더 강한 ‘도파민’을 제공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6만5000달러 안팎에서 횡보하며 상대적으로 잠잠한 흐름을 이어갔다.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했지만, 가상자산 시장으로의 투자수요 움직임은 뚜렷하지 않았다.


국내 원화 거래소의 거래량은 코스피가 급락한 지난달 28~29일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증가세가 이어지지 않았고, 코스피 거래대금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주식은 연일 급등락…비트코인은 횡보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30일 코스피는 7월 1일보다 32.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4.2%, 48.4% 떨어졌다.


낙폭만큼이나 하루 변동 폭도 컸다.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코스피의 하루 평균 절대등락률은 4.27%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5.44%, SK하이닉스는 6.85%였다.


전체 21거래일 가운데 코스피가 하루에 5% 이상 움직인 날은 9일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2일로, 거래일의 절반 이상에서 주가가 5% 넘게 출렁였다.


하락과 반등이 반복되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두 자릿수로 움직이는 일도 잦았다.


지난달 28일에는 코스피가 10.84% 급락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13.39%, 14.65%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7월 13일에도 15.37% 하락했다.


반대로 상승 폭도 컸다. 코스피는 7월 15일 6.24% 올랐고 삼성전자도 같은 날 6.27%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7월 3일 하루 만에 10.88% 뛰었다.


주가가 오를 때도, 떨어질 때도 가상자산 못지않은 변동성이 나타난 셈이다.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 36조원…코인은 6797억원


가상자산의 매력으로 꼽혀온 높은 변동성을 주식시장이 대신 제공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좀처럼 활기를 되찾지 못했다.


코인게코 자료를 집계한 결과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누적 거래량은 138억7119만 달러(약 20조3920억원)로 나타났다.


일평균 거래량은 6797억원으로 7000억원을 밑돌았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6조2710억원에 달했다.


증시 거래일에 맞춰 비교한 원화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량은 7027억원으로, 코스피 거래대금의 1.94%에 불과했다.


원화 거래소의 거래량은 7월 중순까지 위축됐다가 하순 들어 다시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7월 1일부터 10일까지 5대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량은 7031억원이었지만 11일부터 20일까지는 5232억원으로 25.6% 감소했다.


이후 21일부터 30일까지는 8129억원으로 반등했다.


다만 하순의 거래량 증가는 증시가 크게 흔들린 일부 거래일에 집중됐다.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가 전반적으로 회복됐다기보다는 증시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반등에 가까웠다.


급락일 거래량 늘었지만 ‘반짝’


하순 거래량을 끌어올린 것은 코스피가 급락한 지난달 28~29일이다.


코스피가 10.84% 떨어진 지난달 28일 5대 원화 거래소에서는 1조4173억원이 거래됐다. 7월 일평균 거래량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코스피가 5.98% 추가 하락한 29일에도 거래량은 1조2228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증가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30일 거래량은 4096억원으로 하루 만에 66.5% 감소했다.


코스피 하락일 가운데 원화 거래소의 거래량이 전날보다 늘어난 날도 비교 가능한 11일 중 5일뿐이었다.


증시가 흔들릴 때마다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이동하는 그동안의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 배경에는 두 시장의 뒤바뀐 변동성이 자리한다.


과거에는 큰 수익과 급격한 가격 변동을 따르는 투자자들이 코인시장을 찾았지만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인 못지않은 자극을 제공한 탓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비트코인의 안정적인 가격 흐름은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을 부각시키지 못했다.


결국 최근 시장은 ‘코인보다 코인 같은 주식시장’이 펼쳐지면서, 변동성을 좇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시에 더 쏠린 모습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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