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와는 다르다…월드컵이 키우는 블록체인 예측시장
입력 2026.06.18 07:02
수정 2026.06.18 08:08
폴리마켓·칼시 급성장
60억명 보는 월드컵이 대중화 시험대
코인베이스·로빈후드도 가세
예측시장 확장 본격화
미국 대선으로 가능성을 입증한 블록체인 예측시장이 60억명이 보는 FIFA 월드컵을 계기로 대중 시장 확장에 나선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블록체인 산업의 새로운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가상자산 업계가 거래소, 대체불가토큰(NFT), 팬토큰 등을 중심으로 스포츠 시장과 접점을 넓혀왔다면,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 결과를 거래하는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이 전면에 등장하는 모양새다.
18일 월가 리서치기관 번스타인은 보고서를 통해 2026 FIFA 월드컵이 예측시장 대중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FIFA가 이번 대회 누적 시청자를 약 60억명으로 전망하는 만큼,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예측시장의 저변을 넓힐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예측시장은 미래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가격으로 거래하는 시장을 말한다.
참가자들이 특정 사건의 발생 확률을 사고팔면 시장 가격이 해당 사건의 확률로 해석되는 구조다.
예를 들어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40%로 평가되면 관련 계약이 0.4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는 방식이다.
경기 결과를 맞히는 스포츠토토와 유사해 보이지만, 스포츠를 넘어 선거, 금리, 정책, 가상자산 가격 등 다양한 미래 사건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은 거래와 정산 과정에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한다.
중앙 운영기관 없이도 참여자들이 직접 거래할 수 있으며, 결과가 확정되면 자동으로 정산이 이뤄진다.
이처럼 투명한 기록 관리와 자동 정산 기능을 갖춘 덕분에 예측시장은 블록체인의 대표적인 실사용 사례(Use Case)로 꼽혀왔다.
NFT와 메타버스 열풍이 잦아든 이후 스테이블코인과 함께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도 평가받고 있다.
블록체인 예측시장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는 2024년 미국 대선이다.
당시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은 주요 여론조사와 다른 흐름을 보이며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반영했다.
실제 결과가 이에 부합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이후 예측시장은 블록체인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로 부상했다.
이에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와 협력해 미국 전역에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번스타인은 코인베이스의 예측시장 사업이 출시 수개월 만에 연간 기준 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평가했다.
로빈후드 역시 예측시장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으며, 번스타인은 로빈후드의 예측시장 관련 매출이 2026년 5억8600만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스포츠와 블록체인을 연결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은 FIFA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스포츠 블록체인 플랫폼 칠리즈는 월드컵을 앞두고 팬토큰 생태계 확대에 나서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월드컵이 예측시장의 첫 글로벌 대중화 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예측시장이 미국 대선이나 금리 결정 등 정치·금융 이벤트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월드컵은 일반 대중이 직관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스포츠 경기의 특성상 승부조작 우려가 존재하며, 외부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전달하는 시스템인 오라클(Oracle)의 신뢰성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 국가별로 예측시장을 도박으로 볼지 금융상품으로 볼지를 둘러싼 규제 차이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2024년 미국 대선이 예측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2026년 월드컵은 대중성을 검증하는 무대가 될 수 있다"며 "월드컵 이후 예측시장이 블록체인의 대표 활용 사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