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새 안보수장에 초강경파 레자이 임명…“호르무즈가 핵보다 중요”
입력 2026.08.10 17:58
수정 2026.08.10 17:58
이라크전 지휘한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출신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군사고문인 모흐센 레자이가 지난 6월5일 테헤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CNN/뉴시스
이란이 새 국가안보 수장에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출신인 초강경파 모흐센 레자이(72) 최고지도자 군사고문을 임명했다. 이란과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협상파의 입지가 좁아지고 강경파가 득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9일(현지시간) 레자이 고문을 국가 안보정책을 총괄하는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이란에서 최고국가안보회의는 국방·외교정책을 결정하고 이를 최고지도자에게 제안하는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다.
사무총장은 형식상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사실상 최고지도자의 의중이 반영되는 자리로 알려졌다. 하메네이는 이날 공개된 임명장에서 “레자이가 ‘8년 성전’(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은 이력을 높게 평가했다”며 “중요한 책무에서 최대한의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고 밝혔다.
레자이는 앞서 지난달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 추도식에서 “이 전략적 해협(호르무즈)은 수십 개의 핵폭탄보다 더 중요하며,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이를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도권을 더욱 강하게 장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27살이던 1981년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직에 오른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라크와의 전쟁을 지휘했고, 전후에도 직을 유지해 1997년까지 16년 간 재임했다. 1979년 이슬람혁명 직후 출범한 혁명수비대를 현재와 같은 군사·안보조직으로 키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라크군을 이란에서 몰아낸 뒤에도 공격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해 당시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1994년에는 아르헨티나에서 85명의 사망자를 낸 유대인 시설 폭탄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트럼프 집권 1기였던 2020년 미국 재무부의 제재명단에 올랐다. 반면 직전까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을 맡았던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는 미국과 종전 협상을 이끌어온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과 가까운 인사다.
이에 따라 이란이 레자이 고문을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으로 임명한 것은 대미 강경노선에 무게를 실은 결정으로 해석된다. 독일 싱크탱크 국제안보문제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하미드레자 아지지 연구원은 “대미 협상을 주도해 온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에 대한 견제”라며 “이란 내 강경파가 우위를 차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