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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도와주십시오'에 화답한 추미애…호남·수도권 표심 흔들 반전 카드 될까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8.11 06:30
수정 2026.08.11 09:14

호남·수도권 경선만 남긴 민주당 전당대회

김민석 우세 속 정청래 지원 나선 추미애

당내에선 "공개 지지는 부적절" 비판도

"秋 지원이 鄭 추가 지지 이끌긴 어려울 것"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가 지난 5월20일 경기 여주시 박시선 여주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가 호남과 수도권 경선을 앞두고 막판 표심 경쟁으로 치닫는 가운데 정청래 후보에게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잇단 메시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 후보가 김민석 후보에게 근소하게 뒤처진 상황에서 추미애 지사가 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응원하는 듯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다. 다만 추 지사의 발언이 실제 정 후보의 표심 확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후보는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 제주·인천, 강원·대구·경북 경선을 거치며 김 후보와의 접전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누적 득표율을 보면 김 후보가 9만5821표(46.01%)로 9만2735표(44.53%)를 얻은 정 후보를 3086표 차이로 앞서고 있다.


대전과 세종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2위로 밀린 정 후보로서는 이제 호남과 수도권 경선이 판세를 뒤집을 마지막 승부처가 됐다. 전체 권리당원의 약 75%가 몰린 호남과 수도권에서 정 후보가 선전할 경우 최종 결과가 다시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 지사는 최근 경기도 재정 문제를 잇달아 제기하며 전임 도정과 차별화되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추 지사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경기도의 심각한 재정 상황을 지적하며 약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경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방재정 구조 개편과 세입 확충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추 지사는 지난 8일 "경기도 약 40조원의 재정 가운데 국가 보조를 받는 위탁 사업이 재정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나머지 16조원 중에서도 국가 공무원 인건비를 1조원 넘게 대납하고 있는 구조를 이제 개혁할 때"라고 주장했다. 다음 날에도 반도체 기업의 생산 확대가 경기도 지역내총생산(GRDP)을 끌어올리더라도 지방세 수입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는 지방재정 구조를 지적하며 제도 개편을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추 지사의 이런 행보가 전당대회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정 후보가 호남과 수도권에서 반전을 노리는 시점에 추 지사가 잇달아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데다, 정 후보와의 정치적 인연까지 맞물리면서 사실상 우회적인 지원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추 지사는 전날 정 후보가 페이스북에 "어머니, 정청래입니다. 도와주십시오"라며 호남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한 글에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개혁과제들이 많다. 지금까지 보여준 개혁의 일관성과 진심을 믿는다"며 "자식의 장래를 본인의 안위보다 걱정하는 어머니들의 마음도 그럴 것"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광주 정신, 호남 정신은 흔들리지 않는 인동초 정신"이라며 "묵묵히 약속한 개혁을 할 수 있는 확고한 민주당 지도부 진용, 그것이 광주·호남 정신이 바라는 것 아닐까 싶다"고 적었다. 호남 당원들의 투표를 앞두고 나온 메시지라는 점에서 정 후보를 사실상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추 지사와 정 후보의 정치적 인연도 주목된다. 두 사람은 과거 민주당 지도부에서 함께 활동하며 검찰개혁 등을 추진한 바 있다.


다만 추 지사가 공식적으로 정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 경기지사라는 현직 광역단체장이 특정 당대표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직접적인 지지 대신 우회적인 메시지를 내놓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추 지사의 메시지에 대해 "추 지사가 기본적으로 정 후보와 비슷한 연장선상에서 이번 전당대회를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며 "정 후보를 돕고 싶지만 경기지사 입장에서 대놓고 지원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니 SNS를 통해 우회적인 메시지를 내놓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추 지사의 메시지가 실제 정 후보의 득표에 미칠 영향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그는 "86세대 당원이나 86세대의 영향을 받는 당원들의 대표성은 이미 정 후보가 상당 부분 확보하고 있다"면서 "추 지사의 우회적인 메시지만으로 정청래 후보에 대한 추가적인 지지를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후보 측도 추 지사의 메시지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국정을 어떻게 뒷받침하느냐가 중요한 상황에서 그런 것을 붙잡고 시간을 소모할 때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현직 광역단체장의 특정 후보 지원을 두고 부정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광역단체장이 공개 지지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잘못됐다고까지 할 수 없지만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까지 김 후보와 정 후보의 격차는 1.48%p에 불과한 만큼 아직 판세가 굳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강성 권리당원을 중심으로 한 정 후보의 지지세 역시 여전히 견고한 만큼 향후 호남과 수도권 경선에서 두 후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 5명은 오는 17일 대전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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