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무시한 음저협” vs “창작자 보호 시급”…AI 음악 저작권 토론회 취소 전말
입력 2026.08.11 08:43
수정 2026.08.11 10:29
생성형 AI 시대 음악 창작자의 권리 보호와 보상 체계를 논의하기 위해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정책토론회가 취소됐다. 최근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가 주무부처 승인 없이 AI 음악 저작물 등록 기준을 선제 발표한 것이 발단이 됐다.
ⓒ김재원 의원 유튜브
1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조국혁신당 김재원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음저협이 주관하는 ‘생성형 AI 시대의 지속가능한 음악산업을 위한 창작자 보호와 합리적 보상 체계’ 정책토론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당초 이 행사는 AI 확산에 따른 음악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입법 과제를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그러나 행사 전날, 주최 측인 김재원 의원실은 참석 예정자들에게 “정책토론회가 취소되었음을 알려드린다”는 긴급 문자를 발송했다.
이 배경엔 지난 4일 음저협이 발표한 ‘AI 활용 음악 저작물 신고·등록 기준 마련’ 보도자료가 있다. 음저협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인간이 실질적으로 창작에 참여했다면 AI를 보조도구로 활용한 음악도 저작물로 등록할 수 있다”는 내용의 새로운 신고·등록 기준을 지난 3일부터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AI 음악 저작권 인정’ ‘AI 음원의 저작권료 부과 길이 열렸다’는 해석이 급속도로 확산했다.
이에 대해 김재원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토론회 취소 배경과 함께 음저협의 독단적 행보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AI 음악의 저작권 문제에 대해 어떠한 사회적 합의나 입법적 결론도 내려진 바 없다”며 “문화체육관광부 확인 결과 음저협의 해당 약관 개정은 승인된 바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음저협에 AI 음악 권리 인정 여부를 먼저 결정할 권한을 부여했느냐”고 반문하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시장과 창작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한 책임은 분명히 설명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 취소 사유에 대해서는 “아직 법적·제도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사안이 특정 단체의 발표로 마치 이미 결정된 것처럼 비칠 수 있고, 국회 토론회가 이를 뒷받침하는 자리로 오인될 위험이 있었다”며 “특정 단체가 자체 규정으로 판을 짜고 국회와 정부가 뒤따라가는 잘못된 선례를 만들지 않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음저협이 주도하려던 AI 음악 저작물 가이드라인 도입은 제동이 걸리게 됐다. 김 의원은 “논의 자체를 멈추겠다는 뜻은 아니”라며 “기술 발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이름으로 합의되지 않은 권리를 먼저 결정하는 것을 막고 원칙부터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적에 음저협 측 관계자는 “AI 음악의 저작권을 법적으로 인정한 것이 아니라, 음저협이 관리할 음악의 등록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며 “AI 활용 저작물에 관한 법적·제도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 음악 창작 현장에서 AI 활용이 빠르게 정착되면서 이를 관리 체계 안으로 수용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의 필요성이 커졌기에 내린 조치였다”고 말했다.
음저협은 또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준비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