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조 광물투자 발표…美상무장관이 콕 집은 '고려아연'
입력 2026.08.10 14:03
수정 2026.08.10 14:03
中 의존 낮출 美 핵심광물 공급망 대표 투자로 테네시 제련소 거론
총 74억 달러 투입·13종 생산…2029년부터 단계적 상업생산 돌입
고려아연 온산제련소.ⓒ고려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0억 달러(약 4조2000억원) 규모의 핵심광물·배터리 투자 프로젝트를 새로 내놓은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고려아연의 74억 달러(약 10조원) 규모 테네시 제련소를 미국 내 투자 확대의 대표 사례로 거론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열린 '미국 광물 라운드테이블'에서 30억 달러 규모의 광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미 국방부 전략자본실(OSC)이 실라 나노테크놀로지스에 차세대 배터리 시설 건설을 위한 14억 달러 규모의 조건부 대출을 제공하고, 호주 스칸듐 개발업체 선라이즈 에너지 메탈스와 자석 개발업체 나이론 마그네틱스에도 각각 4억 달러와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조건부 대출을 제공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무역확장법 232조를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계기로 글로벌 광업 기업의 미국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고려아연의 테네시 제련소 투자를 대표 사례로 꼽았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총 74억 달러를 들여 대규모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려아연 사업은 이번 30억 달러 신규 투자 패키지에 포함된 프로젝트는 아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와 고려아연이 이미 발표한 별도 사업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핵심광물 투자 계획을 내놓는 자리에서 기존 정책 성과의 대표 사례로 고려아연을 다시 거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에는 자본적지출(CAPEX) 66억 달러가 투입된다. 운전자금과 금융비용을 포함하면 총 투자액은 74억 달러다. 올해 부지 조성과 기반공사를 시작하고 내년 본공사에 들어가 2029년부터 아연·납·구리 등을 시작으로 단계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제련소는 연간 약 110만톤(t)의 원료를 처리해 총 54만톤의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아연·납·구리와 금·은을 비롯해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텔루륨·카드뮴·팔라듐·갈륨·게르마늄 등 비철·귀금속·전략광물을 생산한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생산 예정인 13종의 비철금속 제품 가운데 11종이 미국 정부가 지정한 핵심광물에 해당한다.
미국 정부도 사업에 직접 참여한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와 금융기관 등을 통한 차입 규모는 최대 47억 달러로, 미 상무부는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을 통해 최대 2억1000만 달러를 지원한다. 미국 정부와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하는 합작법인(JV)도 프로젝트 투자 구조의 한 축을 맡는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해 12월 사업 발표 당시 고려아연의 테네시 핵심광물 프로젝트를 미국에 "변혁적인 거래(transformational deal)"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첨단산업과 국가안보에 필요한 핵심·전략 광물을 대량 생산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이 올해부터 고려아연의 한국 내 증산 물량 일부에 우선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공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고려아연을 거듭 주목하는 배경에는 중국이 장악한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벗어나려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행사에서 핵심광물을 첨단 무기부터 자동차까지 미국의 힘을 뒷받침하는 원료라고 규정하며 미국 내 채굴·정제·생산 확대 방침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지난해 자국 희토류 업체 MP머티리얼스에 4억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올해 120억 달러 규모의 전략광물 비축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중국과 분리된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려아연의 테네시 프로젝트 역시 미국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제련·가공 능력을 자국 안에 확보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