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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아이오닉 6년...3종 카드가 이렇게 커졌다 [나우앤덴]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8.10 11:35
수정 2026.08.10 11:35

세 차종 계획이 6년 만에 세단·SUV·유럽·中까지 늘어

정의선 회장, 11일 전에도 튀르키예 생산 현장 챙겨

미국에선 세단 밀리고 SUV 약진…유럽선 반등에 사활

현대자동차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IONIQ)' 브랜드 론칭 캠페인.ⓒ현대자동차그룹

2020년 8월 10일, 현대자동차는 친환경차 모델명이던 '아이오닉'을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독립시켰다. 발표를 앞두고 코로나19로 멈춰 있던 런던아이를 거대한 알파벳 'Q' 모양 조명으로 밝히는 이벤트까지 벌였다. 발표 내용은 지금 보면 소박하다 싶을 정도로 단출했다. 2021년 준중형 CUV 아이오닉5, 2022년 중형 세단 아이오닉6, 2024년 대형 SUV 아이오닉7까지 우선 세 차종을 순서대로 내놓겠다는 계획이었다. 같은 시기 현대차는 2025년까지 전체 순수전기차(BEV) 판매 56만대, 그룹 전체로는 100만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6년이 지난 지금, 당시 계획표는 예상과 꽤 다른 모습이 됐다. 그런데 아이오닉은 오히려 그때보다 훨씬 커졌다. 그리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불과 11일 전에도 이 브랜드의 최전선인 튀르키예 생산 라인에 서 있었다.

런던아이를 밝힌 'Q' 한 글자, 그 후 6년

가장 먼저 달라진 건 이름이었다. '아이오닉7'로 예고됐던 대형 SUV는 2024년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아이오닉9'으로 이름을 바꿔 등장했고 지난해 2월 출시됐다. 그사이 2020년 계획서에는 아예 없던 라인업이 세 갈래나 새로 생겼다.


첫째는 고성능이다. 2023년 아이오닉5 N을 시작으로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이 전동화 라인업에 합류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4초 만에 도달한다. 아이오닉6 N도 작년 7월 공개돼 10월 국내에 출시됐다.


둘째는 유럽 전략 소형차다. 지난 4월 밀라노 디자인위크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아이오닉3는 유럽 시장의 15%를 차지하는 B세그먼트 해치백을 정조준한다. 영국에서는 시작 가격이 2만5000파운드 미만(약 4900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출시 계획은 공식화되지 않았다. 유럽 시장을 겨냥한 전략차다.


아이오닉3는 단순한 신차라기보다 방어전에 가깝다. 현대차는 지난달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유럽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코나·투싼 등 기존 주력 차종의 노후화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 이를 막아설 B세그먼트 전기차의 부재를 꼽았다.


현대차는 아이오닉3의 올 하반기 유럽 판매 목표를 2만대 이상으로 제시했다. 현대차·기아의 상반기 유럽 전기차 판매가 사상 처음으로 반기 기준 13만대를 넘어섰지만 EV3·인스터 등이 성장을 이끈 만큼 아이오닉3가 비어 있던 B세그먼트를 얼마나 빠르게 메우느냐가 유럽 반등을 좌우할 전망이다.


셋째는 중국 재도전이다. 부진했던 중국 사업의 반등 카드로 현대차가 다시 꺼낸 것도 아이오닉이었다. 지난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 공개된 아이오닉V는 베이징자동차(BAIC)와 공동 개발한 플랫폼에 CATL 배터리, 모멘타와 협업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결합했다. 현대차는 이날 "In China, For China, To Global(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를 향해)" 전략을 함께 내걸며, 베이징현대 기준 5년간 신차 20종·연 판매 50만대 목표를 제시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이스탄불 인근 항구도시 이즈미트에 자리한 현대차 튀르키예 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
11일 전, 정의선은 튀르키예에 있었다

이 6년의 궤적과 정확히 맞닿은 장면이 최근에도 있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즈미트 공장을 찾아 아이오닉3 생산라인의 차체 생산부터 의장 라인까지 전 공정을 직접 점검했다.


1997년부터 30년 가까이 가동돼 누적 생산 약 340만대를 기록한 이 공장은 아이오닉3를 통해 처음 전기차를 만들게 된다. 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지난 30년의 성과를 발판 삼아 새로운 시대에 맞게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아이오닉3는 이달 중순부터 이 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가 하반기 유럽에 순차 출시되며 내년부터 연 4만대 이상 판매가 목표다.


정 회장은 사흘 전인 지난달 27일에도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브라질 피라시카바 공장을 찾았다. 올해 들어서만 1월 중국, 4월 인도·베트남에 이어 세 번째 대통령 순방 동행이다. 브라질에서는 현지화 전략을, 튀르키예에서는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의 핵심인 아이오닉3 양산 품질을 각각 챙긴 것이다. 총수가 불과 사흘 간격으로 브라질과 튀르키예의 생산 현장을 연달아 점검한 셈이다.

6년, 계획표에서 포트폴리오로

모든 게 순항한 건 아니다. 미국에서는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가 지난해 9월 말 종료됐고 한국산 차량에는 관세 부담도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2026년형부터 일반 아이오닉6를 미국 라인업에서 빼고 고성능 아이오닉6 N만 제한적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2020년 계획의 한 축이 미국 시장에서는 사실상 빠진 셈이다.


반면 SUV형은 정반대였다.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아이오닉5는 2만730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고, 테슬라 모델Y·모델3에 이어 판매 순위 3위(전년 5위)까지 뛰어올랐다. 포드 머스탱 마하-E와 쉐보레 이쿼녹스 EV가 나란히 40% 이상 판매가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대형 SUV 아이오닉9도 4858대로 전년 대비 380% 급증했다.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은 조지아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현지 생산하며 완성차 관세 부담에 대응하고 있다. 세단은 밀려나고 SUV는 약진한 미국 시장의 냉정한 선택이, 6년 전 그림에는 없던 현실이다.


2020년 8월 10일 우선 세 차종의 계획표를 내걸었던 아이오닉은 6년 만에 세단·SUV·고성능·유럽 전략 해치백·중국 전략 모델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가 됐다. 이름이 바뀐 차도 있고 미국에서 빠진 일반 모델도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11일 전에도 튀르키예 생산 라인 바닥을 직접 밟고 있던 정 회장이 있다. 브랜드 하나의 6주년치고는, 꽤 현재진행형인 이야기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9.ⓒ현대자동차그룹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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