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시장의 불안, 근본적 원인과 대책
입력 2026.08.10 09:00
수정 2026.08.10 09:00
서울 송파구 잠실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접수 안내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어떤 사회현상이 발생하면 그 현상이 발생한 원인이 있다. 또 그 원인이 없으면 어떠한 현상(결과)도 일어나지 않는다. 원인과 결과의 규칙적인 관계를 인과관계 또는 인과성(因果性)이라고 한다. 어떤 원인에 따라 일정한 결과가 필연적으로 나타날 때 이를 인과율이라고 한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가격 급등 현상 역시 일정한 원인에 따라 나타난 결과다.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뇌관은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초기 세금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지 않겠다는 대선 공약에 따라 공급 확대, 1기 신도시 재건축 신속 추진 등의 정책을 추진했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자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세제·금융 등에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정책의 의도와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임대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7월 마지막 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한 주 동안 0.25% 상승했고 올해 누적 상승률은 6.27%에 이르고 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의 누적 상승률도 4.59%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 원인을 파악하고 제거해야만 임대차 시장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은 규제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과거 정부의 사례를 살펴보면, 강력한 규제 정책 기조를 유지한 노무현·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규제 완화 기조를 유지한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다.
부동산 가격은 부동산 정책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금리, 통화량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수요 억제와 조세 강화 중심의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달성한 전례는 찾기 어렵다.
현재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 공급 절벽과 전세 가격 급등, 월세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에 따른 월세 가격 상승으로 주거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임대차 시장을 살려야 한다. 먼저 임대차 시장을 불안하게 만든 원인을 파악해 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임대차 시장은 국민의 주거와 삶의 질에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그 원인을 없애는 것이 시급하다.
임대차 가격이 상승하는 원인은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때문이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부동산 시장의 메커니즘(mechanism), 즉 시장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도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부동산 시장의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원인을 파악하고, 정책이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실효성이 있는지 시간을 갖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고 부동산 정책을 남발해 임대차 시장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첫 번째 원인은 임대차 3법이다. 임차인 보호를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한 결과, 임대차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임대인이 급감했다. 이는 임대주택 공급 절벽으로 이어지고 있다. 임차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른 고통은 서민들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에도 세입자 보호를 위한 임대차 계약 제도는 있다. 다만 이들 국가는 임대차 시장의 구조가 우리나라와 다르다.
다주택자가 임대주택 공급의 주축인 우리나라와 달리 기업형 임대나 공공 영구임대주택의 비율이 높다. 이러한 임대차 시장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두 번째 원인은 1가구 1주택 정책과 실거주 의무 부여다. 제도가 강력하게 시행되면서 새로운 임대인이 시장에 진입해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어려워졌다. 물론 1가구 1주택 정책이나 실거주 의무는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다. 그러나 이로 인한 부작용을 고려해 일정 규모 이하의 비아파트는 예외로 두는 방안 등을 마련했다면 비아파트 공급 부족 사태는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임대차 시장 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 임차인 보호, 다주택자 규제 등 강력한 정책으로도 임대차 시장의 안정화를 이루지 못했다. 규제의 역설이 초래한 부작용으로 임차인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원인을 제거해 하루빨리 임대차 시장이 정상화되고 전셋값이 안정돼, 집 없는 임차인들이 이사 걱정을 덜 수 있기를 바란다.
글/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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