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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도, 함정도 없는 대전에 육해공군 통합…합동성 요원하고 전문성 잃나

이바름 기자 (right@dailian.co.kr)
입력 2026.08.11 05:00
수정 2026.08.11 05:00

軍 "국군사관학교 창설, 합동성 강화 측면 추진"

해사 총동창회 "평택은 작전기지, 교육 여건 안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인근에 사관학교 통합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시스

정부가 각 군 사관학교를 통합해 국군사관학교를 창설할 계획인 가운데, 군 안팎의 비판의 목소리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합동성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하지만, 정작 각 군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외면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1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사관학교 통합'과 관련해 "국군사관학교 창설은 미래전 대비와 교육 효율화, 합동성 강화 측면에서 추진되고 있다"며 "동시에 잘못된 역사와 단절하고 헌법과 국민에 충성하는 국군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 또한 국방부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국군사관학교 창설은 특히 미래 전장 환경에서 지·해·공·우주·사이버 등 전 영역을 통합할 수 있는 능력과 첨단과학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국군장교를 생도 시절부터 길러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며 "학령인구 감소 등 사관학교가 처한 현실적인 사항을 극복하고 예산과 인력 등을 집중 시켜서 비효율을 해소함과 동시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방부는 지난 7월 16일 육군사관학교·해군사관학교·공군사관학교를 통합해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창설하겠다는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대전 자운대는 대전 유성구에 위치해 있으며, 영내에 육군교육사령부, 종합군수학교 육·해·공군대학, 합동군사대학, 국군간호사관학교 등이 있다.


군 당국은 이곳에 각 군 사관생도들을 통합교육하는 기관을 설립, 합동성을 강화해 미래전장에 대응할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군 안팎에서는 그러나 이같은 합동성 강화 명분이 각 군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육군보다는 해군과 공군의 위기감이 심각하다. 국군사관학교 창설 부지로 선정된 대전 자운대에는 공군생도들의 훈련에 필수적인 군용 활주로도, 해군생도들을 위한 교육여건인 바다도 없는 실정이다.


가령 국군사관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생도들은 비행·조종 훈련을 위해서는 활주로가 있는 충북 청주까지 40여 분간 이동해야 하며, 함정 교육은 가장 가까운 경기 평택(2함대사령부)까지 1시간 30여 분간 움직여야 한다. 해군의 경우 함정운용, 연안실습, 순항훈련 등 함정 내부나 바다 위에서 이뤄지는 교육이 중점인데, 육지를 거점으로 훈련 때마다 이동하게 될 경우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


해군사관학교 총동창회 관계자는 "평택은 작전기지지, (진해교육사령부처럼)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며 "학년별로 순차적으로 실습이 정해져 있는데, 2년은 (국군사관학교에서) 하고, 2년은 해군가서 교육을 하면 기간이 부족하고, 체계적으로 교육이 이뤄지기 제한되는 상황이 분명히 있다"고 전했다.


군 당국이 사관학교 통합 이유로 내놓은 효율성과 경제성 측면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 관계자는 "사관학교를 학령인구 감소나 예산 중복 지원 등 효율성과 경제성을 갖고 따질 건 아니지 않나"라며 "군인들도 (사관학교 통합이)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현역들은 이야기를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국군을 이끌 정예간부의 산실인 사관학교에 예산과 인력을 적극 지원해 지원율을 높이고 복무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단순한 경제 논리로 접근해 해결점을 찾는다는 시각 자체가 부적합하다는 비판이다.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이날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해군사관학교의 대전 자운대 이전과 관련해 "지방에 입주한 소수의 기관마저 통합해 수도권이나 충청권으로 이전한다면 지방의 소외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정부가 강조하는 지방 주도 성장이나 2차 공공기관 이전과도 완전히 역행하는 정책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관학교 출신의 현역 영관급 장교는 "사관학교 통합이 합동성 강화 측면이라면 현재 각 군이 운영하는 교육 커리큘럼을 개선하는 방법으로도 충분히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며 "각 군 사관학교 통합 정책에 3사관학교나 국군간호사관학교도 통합할 것인가"라고 한탄했다.


한편 국방부는 오는 26일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를 개최한 뒤 오는 10월께 국군사관학교 창설 세부계획을 수립·발표할 예정이다. 사관학교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다.

이바름 기자 (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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