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급 무더위 직격탄 맞은 도심 속 쪽방촌…서울시, 주민보호 대책 강화 [데일리안이 간다 156]
입력 2026.08.06 16:01
수정 2026.08.06 19:31
창신동 쪽방촌에 공용 에어컨 23대 설치…골목엔 '쿨링 로드'
무더위쉼터, 주말까지 확대 운영…정서적 안정도 기여
쪽방 주민 특별대책반, 하루 두 차례 순찰…냉방비 지원 기간 연장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에 소재한 한 건물 복도에 공용 에어컨이 설치돼 있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8~39℃에 육박하는 가운데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쪽방촌은 밀집한 건물 구조와 원활하지 않은 공기 순환으로 인해 도심 열섬 효과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냉방비 지원 등 폭염에 취약한 쪽방촌 주민 보호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6일 기자가 찾은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에는 170여개 건물에 18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오후 1시 기준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공식 기온은 35.3℃였지만 온도계를 통해 측정한 쪽방촌 내 기온은 38도를 넘어섰다. 실제 기자가 쪽방촌을 둘러보는 와중 땀이 계속 흘러내렸고 숨은 턱턱 막힐 정도였다.
하지만 기자가 이날 방문한 창신동 쪽방촌 내 다가구주택에는 복도에 공용 에어컨이 가동되며 바깥과 다른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주민들은 방문을 살짝 열어놓으며 방안에 쌓인 뜨거운 공기를 빼내는 모습이었다.
쪽방상담소 관계자는 "집주인들과 상의해 설치가 가능한 복도식 건물 등을 전수 조사했고, 거주민이 많은 층을 중심으로 공용 에어컨 23대를 설치했다"며 "다만 일부 건물은 너무 낡아서 실외기 공간을 마련할 수 없어 에어컨 설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바깥 환경을 식히기 위한 대책도 눈에 띈다. 소방서에서는 매일 골목에 살수차를 동원해 물을 뿌리고 있고 마을 골목에는 미세한 물입자를 분사하는 '쿨링포그'가 설치됐다. 쿨링로드는 '기온 28℃·습도 80%'라는 조건에서 자동 가동돼 골목 체감 온도를 낮춘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 내 한 골목에서 쿨링포그가 가동되고 있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쪽방촌에 이어 인근 창신동쪽방상담소 지하에 마련된 무더위쉼터를 찾았다. 이곳에서는 23~24℃ 정도의 기온을 유지하며 쪽방 주민들이 낮 시간 중 무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이날 창신동쪽방상담소에서는 종로구청이 마련한 '쪽방 시원 카페'가 열려 주민들의 인기를 받았다. 주민들은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오미자차, 매실차를 마시며 한낮의 무더위를 피하는 모습이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오전에만 주민 80여명이 찾았다"고 전했다.
이곳에는 평일의 경우 하루 평균 10명, 주말에는 하루 평균 15명에 달하는 쪽방촌 주민들이 방문해 무더위를 피하고 있다. 쪽방상담소에 상주하는 직원 7명은 폭염이 절정에 달하는 7~8월 두 달 동안 주말까지 당직 근무를 서며 쉼터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무더위쉼터는 단순한 폭염 대피소를 넘어 정서적 안정도 돕는 '돌봄의 장'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쉼터 관계자는 "그냥 '오셔서 쉬었다 가세요'가 아니라 이곳을 찾는 주민들에게 아이스크림도 좀 더 드리고 관심을 더 기울인다"고 설명했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쪽방상담소에서 종로구청에서 마련한 '쪽방 시원 카페'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서울시는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자 쪽방 주민과 노숙인에 대한 현장 보호와 냉방 지원을 강화했다.
쪽방 주민 특별대책반은 하루 두 차례 순찰하고, 폭염 취약 주민이 무더위쉼터나 밤더위 대피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쪽방상담소 간호사는 건강 취약 주민을 하루 한 번 직접 방문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전화 안부 확인을 한 차례 더 실시해 건강관리를 강화한다.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의료기관이나 119로 연계한다.
쪽방촌 공용에어컨 전기요금 지원 기간은 기존 3개월에서 4개월로 늘리고, 전기요금은 납부번호별 설치 대수에 따라 월 최대 20만원에서 50만원까지 지원한다.
다만 폭염이 장기화하자 서울시는 건강 취약 쪽방 주민을 중심으로 에어컨 추가 설치 수요 조사에도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