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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마저 일시정지…KBO가 내놓을 묘수는?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8.06 08:37
수정 2026.08.06 11:02

KBO, 10개 구단 모아 폭염 긴급 대책 회의

개시 시각 조정 필요, 경기장 인프라 보완도 시급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 그라운드에 놓인 온도계가 50도를 가리키고 있다. ⓒ 연합뉴스

연일 기세를 올리는 극한 폭염 앞에 사상 최초 ‘2년 연속 1200만 관중’을 바라보던 프로야구도 결국 일시 정지 버튼을 눌렀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은 10개 구단 단장들과 프로야구선수협회 관계자가 참여하는 폭염 긴급 대책 회의를 개최하며 관중과 선수단의 안전을 최우선에 둔 리그 운영과 안전 대책을 원점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종합 대책이 수립되기 전인 5일과 6일 프로야구 1, 2군 전 경기가 취소됐다.


사상 유례없는 전 경기 취소 조치는 일기예보상의 경고를 넘어 현장에서 직접적인 위험 신호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도중, 온열질환 증세를 보인 관중이 들것에 실려 나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앞서 부산과 창원, 광주, 잠실 등 전국 각지 구장에서 선수들마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교체되거나 폭염중대경보로 경기가 무산되는 등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불가능한 한계치에 다다랐다.


KBO가 폭염 단계별 경기 운영 세칙을 세분화해 내놓은 지 단 하루 만에 이틀간 전면 휴업을 선언한 것은 ‘안전보다 위에 있는 흥행은 없다’는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이다. 찜통더위에 지친 구단들과 선수단 역시 이번 결정으로 체력을 재정비하고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단비 같은 휴식기를 얻게 됐다.


이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앞으로 남은 정규시즌 일정을 어떻게 안전하고 공정하게 치러낼 것인가의 여부다. 이미 우천 취소에 더해 폭염 취소 경기까지 급증하면서 잔여 일정 소화에 비상이 걸렸다. 단순히 경기 취소로 일시적인 불을 끄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기후 변화가 고착화 된 상황에 맞춰 KBO 또한 근본적인 리그 운영에 대한 맞춤형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현실적 해결책은 경기 개시 시간의 조정이다. 현재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6시에 경기가 열리는데 여전히 한낮의 뜨거운 열기가 식지 않은 시점이다. 이를 평일과 같은 오후 6시 30분, 또는 모든 경기를 오후 7시 이후로 늦추는 야간 경기 편성이 필요해 보인다.


5일과 6일 프로야구 1, 2군 경기가 모두 취소됐다. ⓒ 연합뉴스

더불어 8월 한여름철에는 예비일을 넉넉히 확보하고 취소된 경기는 9월 이후로 배정하되, 필요하다면 8월에도 월요일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려할 만하다. 여기에 포스트시즌 일정 자체를 11월로 넘기는 유연함도 필요하다. 11월 포스트시즌은 과거에도 국제대회나 우천 취소 여파로 치러진 전례가 있어 한여름 땡볕 야구보다는 훨씬 안전하다.


장기적인 인프라와 제도적 보완도 시급하다. 고척돔이 아닌 야외 구장들에 관람석 쿨링포그(안개 분사기) 확대 설치, 더그아웃 내 이동식 에어컨 및 대형 얼음 수조 의무화, 관중 대상 무료 생수 지급 및 응급 의료진 대폭 증원 등 현장 밀착형 대책이 요구된다. 나아가 축구처럼 ‘쿨링 브레이크’를 도입해 경기 중간 선수와 관중들이 숨을 돌릴 수 있는 휴식 시간 보장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2년 연속 1200만 관중 기록은 야구장을 찾은 팬들의 발걸음과 그라운드에서 땀 흘리는 선수들의 플레이가 만들어낸 결실이다. 폭염이라는 여름철 자연재해 앞에서 선수와 팬의 건강보다 우선시될 가치는 없다. KBO와 10개 구단이 이번 긴급 회의를 기점으로 단순한 미봉책이 아닌, 기후 변화 시대에 맞춘 선진적이고 과감한 리그 운용의 묘수를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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