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에도 이어지는 작업…고온에 노출된 노동자들 [극한폭염③]
입력 2026.08.06 07:00
수정 2026.08.06 07:00
온열질환자 3명 중 1명은 작업장에서 발생
건설·농축산·물류 고온 노출…작업중지 권고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가 노동현장의 인명피해로 번지고 있다. 건설현장과 농축산·물류 작업장 등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쓰러져 숨지는 사례가 이어진 가운데 전체 온열질환자 3명 중 1명은 실내외 작업장에서 발생했다. 장시간 고온에 노출되는 노동자에게 일터가 가장 위험한 공간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8월 4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441명, 추정 사망자는 21명이다. 발생 장소별로는 실외 작업장이 25.6%로 가장 많았고 실내 작업장도 7.5%를 차지했다. 두 장소를 합하면 전체 환자의 33.1%가 일터에서 발생한 셈이다.
노동현장의 사망 사례도 이어졌다. 최근 경기지역 공사현장에서는 작업 중 휴식하던 노동자가 의식을 잃고 숨졌고 야외 현장에서 근무한 뒤 차량에서 쓰러진 노동자도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풀베기와 축사·밭 작업 등 농축산 현장에서도 사망하거나 온열질환에 따른 사망이 의심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노동자가 맞닥뜨리는 열기는 업종에 따라 형태만 다를 뿐 위험성은 비슷하다. 건설현장과 농축산 현장에서는 직사광선과 지면 복사열을 견디며 육체노동을 해야 한다.
조선소와 제조업체에서는 달궈진 철판과 설비가 열을 뿜고, 물류센터와 상·하차장에서는 환기 부족과 차량·기계에서 발생하는 열이 작업장 안에 쌓인다. 고용노동부도 건설업과 물류·택배업, 조선업을 대표적인 폭염 취약 업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피해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5년간인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폭염으로 온열질환 산업재해를 입은 노동자는 228명이다. 이 가운데 건설업이 106명으로 가장 많았고 162명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온열질환 산재 승인 건수도 2020년 13건에서 지난해 77건으로 약 6배 증가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 작업할 경우 매 2시간 이내에 20분 이상 휴식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냉방·통풍장치 가동과 작업시간 조정 등 고온 노출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사업주의 의무다.
다만 체감온도 38도 이상의 폭염중대경보 때 긴급작업을 제외한 옥외작업 중지는 법적 의무가 아닌 권고에 머문다. 법정 휴식시간이 있어도 공정과 물량에 따라 실제 휴식이 보장되는지, 위험한 수준에서 작업을 즉시 멈출 수 있는지는 현장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일터에서 발생하는 온열질환은 개인이 더위를 견디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작업장 온도를 제대로 측정하고 정해진 휴식을 보장하는 것부터 생명이 위험한 수준에서는 작업 자체를 중단하는 것까지 현장에서 작동해야 한다. 경보가 내려져도 노동자가 고온에 계속 노출된다면 피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