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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나앉겠다”…비거주 1주택 옥죄기, 세입자 ‘발 동동’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08.06 07:03
수정 2026.08.06 07:03

세제개편 이어 금융 규제 강화 ‘예고’

집주인 전세대출 차단 가능성

임대차시장 내 불안감 고조

세 부담 전가, 전월세난 심화 우려

금융당국은 현재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제한 작업에도 착수한 상태다.ⓒ뉴시스

정부가 세제개편을 통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을 높인 데 이어 전세대출 제한 등 금융 규제 강화를 예고하면서 임대차시장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세 부담을 덜기 위해 전·월세 가격을 상향 조정하거나 집주인 실거주를 위해 임차인 퇴거를 요구할까 봐 무주택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초고가 주택 및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를 대폭 강화하는 세제개편안을 공개했다.


이번 세제개편의 핵심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을 기존 ‘보유’, ‘주택 수’ 중심에서 ‘거주 여부’와 ‘주택 가격’으로 전환했단 점이다.


실거주 1주택자를 제외한 초고가·비거주·다주택자에 대해선 과세를 강화해 부동산 시장에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단 취지다.


세제개편에 이어 조만간 가계대출 규제 보완 방안 등을 담은 후속 대책도 발표될 예정이다.


후속 대책은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여력은 확대하면서 가계대출 관리 기조는 유지하는 선별적인 조정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전세대출 제한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 2억원 수준인 전세대출 한도를 더 낮추거나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기존 대출의 경우 만기 연장이나 대환을 막는 방안 등이 언급된다.


여기에 수도권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현행 80%에서 더 축소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보증 비율이 낮아지면 전세대출 부실이 발생할 때 은행의 리스크도 덩달아 커지게 된다.


이는 은행권의 전세대출 심사 문턱을 높여 결과적으로 대출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입자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현재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월세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전세대출 규모는 8개월째 감소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120조569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146억원 줄었다.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면서 거래가 대폭 줄었고 전세대출 금리가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일 기준 이들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최고금리(2년 고정형)는 6.61%로 올 1월 말 연 5.88% 대비 0.73%포인트 올랐다.


보유세 부담이 커지고 전세대출마저 막히면 비거주 1주택자들이 세금 회피나 대출 상환을 위해 향후 본인이 소유한 주택으로 직접 입주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기존 계약 연장을 고려하던 세입자들은 쫓겨나거나 자금 계획에 맞춰 이사를 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또 세 부담을 덜기 위해 집주인들이 전세를 보증부월세·월세 등으로 전환하거나 관리비를 올리는 방식으로 비용을 전가할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59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17만원 더 올랐다.


가뜩이나 전·월세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거주 중인 임대주택에 차질이 생기면 세입자의 주거 불안은 더 심화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선 “집 없는 것도 서러운데 더 비싼 월세를 내라고 정부가 정책으로 부추긴다”, “전·월세 사는 무주택자는 나 몰라라 하고 집값만 신경 쓴다”,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를 때려도 맞는 건 무주택 서민뿐”이라는 불만이 쏟아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집값 안정화를 명분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지만 들썩인 건 전월세 시장이었다”며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세제 및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 임대차 시장 매물 잠김과 월세화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높고 대출이 막혀 매매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전월세 주거비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며 “정책 취지와 달리 무주택 서민에게 피해가 전가되지 않도록 정교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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