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관저 이전' 감사대상 업체에 진행 상황 전달 정황 포착…'윗선' 수사 속도
입력 2026.07.31 17:44
수정 2026.07.31 17:44
대통령실 관계자-건설업체 대표 간 나눈 대화 녹취록 확보
두 사람 통화 당시 유병호 감사위원 지시로 서면조사 진행
종합특검, 유병호 구속 기간 연장…다음 주 중 기소 가능성
내달 1일 윤한홍 의원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 소환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 ⓒ연합뉴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채상병)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팀이 '대통령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해 당시 대통령실이 감사 대상 업체에 감사 진행 상황을 알려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에 대한 구속 기간을 연장한 데 이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을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하는 등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윗선'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특검팀은 관저 이전 공사 당시 대통령실 관계자 A씨가 건설업체 대표 B씨와 나눈 대화 녹취록을 확보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된 결대로 마무리하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통화 시점은 2024년 6월경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당시 감사원은 21그램 등 민간 업자들 대상으로 대면조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당시 감사원 사무총장) 지시로 서면조사를 진행했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21그램이 2022년 5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 및 증축 공사를 수의로 계약해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2022년 10월 참여연대 등이 국민감사를 청구하며 감사가 진행됐다. 감사원은 약 2년 간 감사 끝에 2024년 9월 '대통령실·관저 이전과 비용 사용 등에 있어 불법 의혹 관련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22년 4월 대통령실 인수위와 외교부 장관 공관을 관저 이전 대상지로 잠정 결정하고, 인테리어 시공업체로 21그램을 선정했다고 명시했다.
또 대통령비서실이 2022년 5월 공사 계획 도면에 소규모 증축 공사가 포함된 것을 확인해 21그램에 증축공사 자격을 갖춘 업체 섭외를 요청했고, 21그램은 종합건설업 면허가 있는 원담종합건설에 증축 공사 참여를 요청해 공사가 이뤄졌다고 기록했다.
이 같은 감사 결과와 달리 사실상 21그램은 당시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증축 등 공사 전반을 총괄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건설면허가 있는 원담종합건설을 내세워 합법 외관을 만들고, 실제로는 공사 자격이 없는 21그램이 모든 공사를 도맡아 진행했다는 게 특검팀의 수사 결과다.
특검팀은 감사원 역시 감사 진행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으나, 감사보고서에는 이를 의도적으로 숨기고 21그램이 인테리어 공사만을 담당한 것처럼 기재했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유 위원이 감사 결과를 축소 또는 은폐하기 위해 부당하게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유 위원은 지난 20일 직권남용 권리 행사방해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유 위원의 구속기간은 연장돼 내달 8일까지로, 다음주 중 기소 가능성이 거론된다.
2차 종합특검팀이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지난 3월16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윤 의원 지역사무실에 취재진이 서 있다. ⓒ연합뉴스
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내달 1일엔 직권남용 혐의로 윤한홍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윤 의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아 관저 이전을 총괄하면서 관저 부지 변경 및 공사 업체 선정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2022년 4월 윤 의원이 김건희 여사와 3차례에 걸쳐 관저 후보지를 사전 답사한 뒤 대상지가 변경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 대통령 관저는 육군참모총장 공관으로 이전될 예정이었으나, 김 여사의 답사 이후 합당한 이유 없이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관저 위치가 바뀌었다고 특검팀은 보고 있다.
윤 의원은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에게 김 여사와 친분이 있는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을 시공사로 선정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21그램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하고 사무실 설계·시공을 맡았던 업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