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 사망 1위 '폐암'…'골든타임' 잡으면 살 수 있다 [엑스레이]
입력 2026.08.01 05:00
수정 2026.08.01 05:00
8월 1일 ‘세계 폐암의 날’
국내 암 사망 원인 1위…환자 4년 새 27.9% 증가
고령화·비흡연 폐암 증가로 질병 부담 커져
“정기 검진으로 치료 시기 놓치지 말아야”
눈에 보이지 않던 질병의 징후, 생활 속 위험 신호를 X선처럼 투명하게 비춥니다. '엑스레이'는 단순한 건강 정보가 아닌, 예방과 조기 대응을 위한 '생활 속 건강 진단서'입니다. 몸이 보내는 미세한 시그널을 포착해, 오늘의 건강을 과학적으로 읽어드립니다.
향첨가 액상형 전자담배.ⓒ뉴시스
8월 1일 ‘세계 폐암의 날’을 맞아 폐암의 조기 발견과 적기 치료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 원인 1위로, 흡연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고령화와 대기오염, 비흡연 폐암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폐암 진료 환자는 2021년 11만376명에서 2025년 14만1181명으로 4년 새 27.9%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폐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완치 가능성과 치료 성적이 높아지는 만큼, 정기 검진을 통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비흡연자도 안심 못하는 ‘폐암’
폐암은 폐에 발생한 악성종양으로, 주변 조직을 침범하거나 림프절, 뇌, 뼈, 간, 부신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다. 크게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구분되며 암의 종류와 병기에 따라 치료법과 예후가 달라진다.
폐암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흡연이다. 전체 환자의 약 85%가 흡연과 관련이 있으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15~80배까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 기간이 길고 흡연량이 많을수록 위험도는 더욱 커진다.
다만 최근에는 비흡연 폐암도 증가하는 추세다. 김영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여성 폐암 환자의 상당수는 비흡연자로 간접흡연과 미세먼지, 조리환경, 유전자 돌연변이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석면이나 크롬 등 직업성 발암물질 노출, 기존 폐질환도 폐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있다.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률.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폐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병이 진행하면 기침이 오래 지속되거나 객혈, 호흡곤란, 흉통, 쉰 목소리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뼈 통증이나 두통,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길게 이어질 경우 진단을 받아 폐암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정기 검진도 중요하다.
진단은 흉부 X선이나 저선량 CT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되면 기관지내시경이나 세침흡인검사 등을 통해 조직을 채취해 확진한다. 이후 PET-CT와 뇌 MRI 등을 시행해 병기와 전이 여부를 확인하고 치료 계획을 세운다.
서종희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폐암은 암의 종류와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지는 질환”이라며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진단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영상검사에서 폐암이 의심되더라도 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병기를 정확히 평가해야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폐암 예방의 시작은 ‘금연’과 ‘검진’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최근 폐암 치료는 단순히 암을 제거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폐 기능과 삶의 질까지 고려하는 맞춤 치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조기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수술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치료법으로 꼽힌다. 종양의 위치와 크기, 환자의 상태에 따라 폐엽절제술이나 분절절제술 등을 시행하며, 필요하면 수술 전후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병행한다.
진행성 폐암은 항암치료, 표적치료, 면역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환자 상태에 맞게 시행한다. 최근에는 흉강경과 로봇수술 같은 최소침습수술이 확대되면서 통증을 줄이고 회복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승현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폐암은 같은 병기라도 환자마다 최적의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는 질환”이라며 “영상·조직·유전자 검사 결과뿐 아니라 환자의 전신 상태와 폐 기능, 동반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행성 폐암 치료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수술 전에 면역항암제나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선행치료를 시행한 뒤 수술을 진행해 재발 위험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 전략이 확대되고 있다. 수술 후에도 유전자 변이에 따라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맞춤형 보조치료가 시행되면서 과거보다 완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폐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흡연자의 경우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또 간접흡연을 피하고 직업적으로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경우 적절한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54~74세 고위험 흡연자는 국가 폐암 검진 대상 여부를 확인해 저선량 흉부 CT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김영두 교수는 “폐암은 수술 자체보다도 환자마다 가장 적절한 치료 시점을 결정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할 때가 많다”며 “결국 폐암 치료는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전략을 세우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폐암은 더 이상 불치병만은 아니다.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만으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고 진행성 폐암도 맞춤 치료를 통해 생존율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며 “증상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폐암 극복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