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임단협, 성과급 '주식 지급' 놓고 새 갈등
입력 2026.07.22 10:48
수정 2026.07.22 10:48
사측, 일부 자사주 지급 방안 검토 가능성
노조 "기존 합의 흔들어"…주주 이익 논란도 변수
이달 10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나스닥 거래를 시작한 가운데 투자자 접근성 개선으로 외국인 수급 확대가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의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성과급 지급 방식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고 현금으로 나눠 지급하기로 합의했지만, 회사가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사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임직 노조와 사무직 노조는 전날 각각 사측과 실무교섭을 진행했다. 지난 14일 열린 3차 본교섭에서 성과급 등 주요 안건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데 따른 후속 협상이다.
교섭 과정에서 사측은 기존 성과급 제도를 보완하는 새로운 지급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성과급의 일정 비율을 자사주로 의무 지급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은 전액 현금을 기준으로 지급된다. 지급액의 80%를 해당 연도에 주고, 나머지 20%는 향후 2년에 걸쳐 10%씩 나눠 지급하는 구조다. 노사는 지난해 9월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을 영업이익의 10%로 정하고, 기존 기본급 1000%였던 지급 상한도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이 제도는 10년간 유지하기로 했다.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이 현실화할 경우 현금 분할 지급을 전제로 한 기존 합의가 달라질 수 있다. 주식 매도 제한 기간과 현금·주식 지급 비율, 임직원의 선택권 보장 여부도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노조는 지난해 어렵게 마련한 합의를 1년 만에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전임직 노조는 사측 제안이 기존 합의의 취지와 기본 방향을 훼손한다고 반발했고, 사무직 노조도 구성원에게 불이익이 생기는 제도 변경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성과급 규모가 줄거나 현금 수령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아직 협상 초기인 만큼 구체적인 조건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가 주식 지급 방안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최근 재계 전반으로 확산한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노사 합의를 통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SK하이닉스의 보상 체계 논의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재계에선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임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주주와 협력사 등 다른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성과급과 관련해 당초 예상보다 이익 규모가 크게 늘어난 점을 언급하며 노사와 구성원이 해법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구성원의 보상이 주주의 이익을 훼손한다면 지속가능성을 위해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다만 현재까지 성과급의 주식 지급 비율이나 매도 제한, 임직원 선택권 등 세부 방안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한국노총 소속 전임직 노조와 민주노총 소속 기술사무직 노조가 각각 사측과 교섭하는 복수노조 체제다. 두 노조 모두 기존 합의 유지를 요구하고 있어 성과급 지급 방식이 올해 임단협의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