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토론회 앞두고 터진 '근저당 논란'…李대통령, 직접 답할까
입력 2026.07.22 05:00
수정 2026.07.22 07:18
정책 제안만 3471건…최다 분야는 '주택금융'
청와대 "매수자 잔금 마련 못해 근저당 설정"
野 "더불어근저당"…재건축 시한 배경 놓고 공방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3일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주재하기에 앞서, 정작 본인의 아파트 매각 방식이 부동산 정책 논란의 한복판에 놓였다. 대통령이 직접 마이크를 잡는 자리에서 이 사안에 대해 언급이 나올지 주목된다.
정부가 지난 14일부터 운영해 온 '부동산토론회.kr'에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정책 제안이 3471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주택금융 분야가 1514건으로 가장 많았다. 부동산 공급, 세제 등 다른 분야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의견이 몰린 것으로, 대출 규제 완화나 실수요자 지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가장 뜨겁다는 방증이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 본인의 자택 매각 방식이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공동 소유해온 경기 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 아파트가 지난 14일 29억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되고, 이틀 뒤인 16일 소유권이 이전됐다. 이 대통령은 1998년 이 아파트를 취득해 30년 가까이 보유했고, 2018년 김 여사에게 지분 절반을 증여해 공동명의로 바뀌었다. 매물로 나온 지 약 5개월 만의 매각이다.
그런데 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이 넘어간 이 아파트에 이 대통령 부부를 근저당권자로, 매수인을 채무자로 하는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이 함께 설정된 사실이 확인됐다. 매매 대금의 60%가 넘는 금액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을 '매도인 금융' 또는 '셀러 파이낸싱'이라 부른다. 집을 파는 사람이 잔금 일부를 나중에 받기로 하고, 이미 넘겨준 집에 근저당을 설정해 채권을 확보하는 구조다.
거래를 서두른 배경에는 재건축 일정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지마을 금호1단지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됐으며, 이르면 이달 말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를 앞두고 있다. 분당구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는데, 신탁 방식 재건축에서는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일이 규제의 기준일이 된다.
이 시점 이후 소유권이 넘어가면 매수인은 원칙적으로 재건축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1세대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5년 이상 거주한 경우 등 예외 요건을 충족하면 승계가 가능한데, 이 대통령은 요건을 갖췄지만 김 여사는 지분 취득 후 보유 기간이 10년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는 "매수자의 사정"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최근 자택 매매를 완료했으며 매매는 시세보다 낮은 29억원에 이뤄졌다"며 "1주택자로서 매각 의무는 없으나 부동산 정상화 정책의 실현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매수자가 현재 사는 집이 아직 팔리지 않아 잔금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오는 10월 말까지 잔금을 치르는 조건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근저당은 매수인의 세입자 퇴거 시점(10월 말)에 맞춰 잔금이 치러지면 말소될 예정이다.
야권은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매도인인 이 대통령 부부가 매수인들에게 최고액 17억7000만원을 근저당 설정해서 매도했다"며 "집권 여당의 당명은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라 더불어근저당으로 바꿔야 할 판"이라고 각을 세웠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한 대출은 철저히 규제하고 틀어막더니 대통령 본인은 사금융으로 대출 규제를 우회하는 편법 꼼수로 막대한 이익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21일 YTN 뉴스NOW에서 "25억 이상 아파트는 금융권 대출이 2억원까지만 가능한 상황인데, 대통령 아파트를 사면서 17억7000만원을 사금융으로 받은 셈"이라며 "일반 국민과는 차별화된 특혜"라고 지적했다.
반면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세입자 퇴거 시점과 재건축 조합원 승계 시한이 맞물린 현실적 문제였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얻는 경제적 이익은 없다"며 "정상적인 가격에 매각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권이 그동안 이 대통령에게 비거주 아파트 매각을 요구해온 만큼, 정치적 약속을 지키는 과정에서 나온 거래라는 해석도 내놨다.
다만 등기부에 적힌 17억7000만원이 실제 대여 원금과 일치하는지는 불분명하다.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에는 원금뿐 아니라 이자, 지연손해금, 집행비용까지 포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거래는 이 대통령이 23일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부동산 불로소득'과 '공정한 조세'를 강조하기 직전에 불거졌다. 이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불법과 편법이 동원되는 부동산 불로소득은 우리 사회의 공정 상식을 파괴하고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가장 큰 주범"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본인 매매 방식이 이런 원칙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경우, 23일 토론회에서 직접 해명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