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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잠수함은 놓쳤지만…한화, 캐나다 총리실까지 뛰었다 [CPSP 뒷얘기①]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7.15 16:42
수정 2026.07.15 17:53

한화오션 로비스트, 총리실 자문관과 면담 기록 확인

양측 모두 PMO·PCO 접촉 대상 등록…팽팽한 경쟁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왼쪽에서 다섯번째)이 지난 2월 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국방부 이두희 차관(왼쪽 일곱번째),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왼쪽 여섯번째)와 함께 캐나다CPSP사업에 제안한 장보고-III배치-II선도함인 장영실함을 돌아봤다.ⓒ한화오션

지난해 10월 22일, 한화오션 로비스트 브루스 하틀리가 캐나다 총리실 순방·전략기획 담당 국장 마이크 마카를 만났다. 일주일 뒤인 10월 29일에는 총리실 부비서실장 앙드레린 알레와 마주 앉았다. 그리고 다음 날인 10월 30일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했다.


본지가 캐나다 로비위원회(OCL) 등록부와 월별 소통보고서를 교차 확인한 결과다. 공개 자료만으로 이들 일정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총리실 핵심 참모 두 명과의 면담이 총리의 거제사업장 방문 하루 전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은 등록부에 그대로 남아 있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6일(현지시간)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결국 독일 TKMS(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를 선택했다. 한화오션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는 밀렸다. 다만 로비 기록을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나온다. 양사의 CPSP 관련 로비스트 가운데 가장 많은 소통보고서를 남긴 인물은 승자인 TKMS가 아닌 한화오션 쪽에 있었다.


이 인물이 바로 하틀리다. 한화오션은 2024년 9월 22일 로비 컨설턴트(정부·의회를 상대로 특정 기업의 입장을 대신 전달하는 전문가) 하틀리를 등록했다. 등록 목적은 '캐나다 정부가 한화오션을 CPSP 공급자로 고려하도록 옹호하는 것'이었다. 접촉 대상 기관에는 국방부는 물론, 총리실(PMO)과 추밀원실(PCO·총리를 보좌하는 핵심 참모 조직)까지 들어갔다.


이후 하틀리의 발걸음은 잦았다. 등록 나흘 뒤인 9월 26일 총리실 벤 친 수석자문관과 만났고 앞서 소개한 10월의 두 면담을 거쳐 올해 1월 26일 매튜 홀 수석정책자문관, 이틀 뒤 사라 매니 국제업무 자문관까지 잇따라 접촉했다. 이 같은 면담은 모두 소통보고서(공직자와 사전 조율된 면담 등을 할 때마다 신고하는 기록)에 남아 있다. 하틀리의 누적 소통보고서는 13건. 본지가 확인한 양사의 CPSP 관련 로비스트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다.


TKMS 측에서 가장 많은 소통보고서를 남긴 인물은 앤드루 버나도다. 작년 6월 등록해 누적 10건을 기록했다. 이어 8월에는 북극·북방문제 담당 장관실 관계자와, 9월엔 하원 국방위원회 소속 제프 키블 의원과 만났다. 그는 연방 로비에 그치지 않고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로비등록부에도 별도로 이름을 올려 "공급업체 리스트 구축을 위해 BC주 총리실과 면담을 추진한다"고 적었다.


지난 5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CANSEC 2026 ’ 전시회 내 한화오션 부스에서 한화오션 특수선해외사업단장 정승균 부사장(왼쪽)이 빅터 피델리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에게 최신예 잠수함인 KSS-III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한화오션

양사의 최고위 대관 경쟁은 2023년부터 시작됐다. TKMS 캐나다법인은 2023년 5월 15일 로버트 데이비드슨을, 한화오션은 8일 뒤 로버트 에버셰드를 등록해 각각 PMO·PCO를 접촉 대상에 포함시켰다. 에버셰드는 누적 5건의 소통보고서를 남긴 뒤 등록이 만료돼 현재는 비활성 상태다. TKMS는 2025년 2월부터 독일 본사 명의 로비스트도 투입했다. 마이클 폰 헤르프는 누적 8건, 에말리 와트는 작년 8월 켈리 블록 하원의원과 만나는 등 7건의 소통보고서를 남겼다.


TKMS는 로비와 함께 현지 산업 기반 확대에도 나섰다. 올해 1월 캐나다 최대 조선사 시스팬과 손잡았고 독일항공우주센터와 퀘벡 특수철강업체 핀클스틸-소렐, 몬트리올 CAE와도 잇따라 협약을 맺었다.


이 숫자들이 실제 결과를 좌우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캐나다 로비법상 소통보고서는 사전에 조율된 구두 소통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한 접촉만 집계된다. 등록 기관의 범위나 보고서 건수만으로 로비의 질과 효과를 가늠하긴 어렵다.


한화오션은 여전히 예비 공급자로 남아 있다. 캐나다 정부는 TKMS와의 계약 절차를 늦어도 내년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며 TKMS와의 협상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한화오션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해 협상에 나설 수 있다. 이번에 확인된 등록부는 한화오션이 수주전 과정에서 총리실과 추밀원실까지 아우르는 대관 활동을 벌였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접촉이 총리 방문이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공개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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