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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해체 D-95] 해체 앞둔 검찰 미제사건 산적…'보완수사요구' 가능하다지만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6.06.29 13:49
수정 2026.06.29 13:50

지난달 말 기준 전국 검찰 미제사건 13만3696건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보완수사요구권' 부여 내용 담겼지만

법조계 "경찰도 수사부서 떠날 것…이미 심한 적체 상태"

"횡령·사기·배임 등 복잡한 법리 검토 필요한 사건들, 경찰 감당 어려워"

검찰. ⓒ뉴시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전국 검찰의 미제 사건이 13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나며 '수사 공백'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출범 과정에서 산적한 미제 사건들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자칫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검찰의 미제 사건은 13만3696건으로 집계됐다. 2023년 5만 7000건대였던 미제 사건은 2024년 6만4546건, 지난해 9만6256건으로 늘었고 올해 2월에는 12만1563건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만 건을 넘어섰다.


일선의 수사 부담은 이미 한계치에 다다랐다. 인구 100만 명 안팎을 관할하는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의 경우, 최근 평검사 12명 중 4명이 육아휴직과 사직 등으로 이탈하면서 사건 재배당 시 검사 1인당 담당해야 할 미제 사건이 1000건에 육박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3월 대전지검 천안지청에서 검사 1인당 미제 사건이 500건을 넘어 '파산지청'이라는 말이 나온 지 불과 한 분기 만에 상황이 배로 악화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수원지검의 미제 사건이 2만2015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전지검 1만1944건, 의정부지검이 1만1497건으로 뒤를 이었다. 여기에 각종 특검 파견과 선거범죄 합동수사본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진상조사단 등의 임시 조직 구성으로 일선 청의 인력 공백까지 가중되고 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미제가 1000건이면 손도 못 댄다"며 "제가 검사 시절 미제가 300건일 때도 손을 거의 못 댔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피해를 보는 건 국민이다. 지금 사건이 계류된 사람들은 '아 이게 이런 의미였구나'라고 이제 알고 있다. 사건 처리가 안 된다"면서 "그럼 그때부터 정치인들을 욕한다. '실제 경험해 보니 이런 문제가 있구나'라고 아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또 "사건이 중간에 떠 있는 과정에서 공소시효가 도과하는 문제도 생기지 않겠느냐"라면서 "피의자들만 이득을 보는 세상이다. 그만큼 피해자들은 엄청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미제 사건이 임계치를 넘어선 상황에서 중수청과 공소청 출범이 본격화할 경우 사법 현장의 혼란은 더욱 극대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새로운 사법 기구의 출범 준비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양의 기존 미제 사건들을 어떤 기준과 절차로 인계하고 처리할지 명확하지 않아 사법 체계 전환 과도기의 공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등이 지난 26일 대표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보완수사권을 비롯한 검사의 수사 권한을 없애는 대신 경찰(사법경찰관)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에 따르면 검사는 보완수사의 대상, 방법, 절차, 시기 등을 명시해 요구하고 경찰의 이행 여부를 관리해야 한다. 경찰은 검사의 요구를 접수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완료해야 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보완수사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공소청장은 경찰서장에게 해당 경찰의 직무배제나 교체를 요구할 수 있고 이때 경찰서장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바로 이를 이행해야 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보완수사권이 폐지된다는 전제하에서는 이미 송치된 사건에 대해서 보완수사가 필요하면 보완수사요구를 보낼 것"이라면서 "보완수사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미 증거 관계가 명확한 경우에는 기소·불기소를 바로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보완수사요구를 보낼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이같은 보완수사요구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경찰이 보완수사요구에 불응 시 직무배제·교체 요구가 가능하게 된다면) 경찰도 수사를 떠날 것이다. 수사부서를 기피하는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면서 "현재도 검사들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회신이 안 온다던데 (법으로 이행 의무를 규정하는 게) 되겠느냐"라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도 "3개월은 어차피 훈시규정이라서 저 기간 안에 보완수사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없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미 심한 적체 상태이기 때문에 보완수사요구를 하더라도 사건이 심하게 지연될 것"이라면서 "지금도 경찰에 보완수사요구를 하면 하세월이다. 보완수사요구 후 1년 넘게 경찰에 사건이 있는 사건들이 수두룩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보완수사요구 후 검사는 자기 사건이 아니라서 관심도 없고, 경찰도 신건에 보완수사요구된 사건까지 맡아야 하니 보완수사요구된 사건은 뒷전이 되기 일쑤"라며 "이미 사건 관리 시스템이 무너진 상황에다 직접 수사도 못하기 때문에 사건 처리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벼운 사건들은 그나마 낫겠지만, 횡령·사기·배임 등 복잡한 법리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사건들은 경찰이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 오래 걸리는 사건 중 큰 비중이 이런 재산범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결국 보완이 필요하면 경찰로 내려가긴 해야 할 텐데, 과연 그게 제대로 (되겠느냐)"라면서 "실무를 하다 보면 보완이 잘 안 된다. 그리고 의견이 불일치하면 사건 처리가 어려워지고 붕 떠버리는 경우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고소인이나 피해자 입장에서는 '뭐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는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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