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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음성안내 장치·방전기패드 등 효가 '톡톡'…외국인 근로자도 위험 직감"

임은석 기자 (fedor01@dailian.co.kr)
입력 2026.06.24 17:00
수정 2026.06.24 17:00

화학사고 88%는 '인적 요인'…'현장 맞춤형 안전'필수

시청각 중심 '반복 안전' 통한 현장 변화 유도

기후부, 내년부터 45억원 규모 고위험 사업장 지원 본격화

충남 예산 바이켐 공장의 화학안전구역 표시 지역.ⓒ기후에너지환경부

"기존에는 작업자의 경험이나 숙련도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컸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설치된 음성안내 장치와 정전기 방전패드 등을 통해 위험 요인을 한 번 더 확인하고, 현장에서 안전수칙을 반복적으로 체크하는 습관이 몸에 배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한글이 서툰 외국인 근로자들도 시각적 안내와 반복되는 음성을 통해 즉각적으로 위험을 인지할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24일 충남 예산의 바이켐 공장 현장에서 만난 이선화 바이켐 대표의 말이다. 바이켐은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현장 안전 개선 작업을 마쳤다. 안전 개선 작업이라고 해도 거창한 것이 아니다. 사고사례 포스터 부착, 화학안전구역의 시각적 표시, 정전기 방전패드 등이 전부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안전에 대한 인식 향상은 크게 좋아졌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는 법적 기준 준수를 넘어 실제 작업 현장에서 근로자가 위험을 피부로 느끼고 안전수칙을 실천하게 만드는 '체감형 안전'이 화학사고 예방의 핵심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발생한 354건의 화학사고를 심층 분석한 결과 전체 사고 중 절반이 넘는 180건(50.8%)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망 19명, 부상 274명이라는 안타까운 기록이 남았다.


놀라운 점은 사고의 원인이다. 시설 결함이나 제도 미비보다 작업자의 안전수칙 미준수 등 '인적 요인'이 전체 인명피해 사고의 8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법령과 제도는 상당 수준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안전기준이 지켜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기후부는 여수, 서산, 구미, 울산 등 4대 산업단지 내 331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현장 의견을 수렴하며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탁상행정이 아닌, 작업자와 관리자의 목소리를 담아 '현장 작동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24일 이선화 바이켐 대표가 화학안전구역 표시의 효과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

실제 현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고민은 구체적이다. 유해화학물질 유출은 방류벽이나 트렌치 등 시설물로 일정 부분 방어할 수 있지만 정작 가장 무서운 것은 '작은 실수'로 인한 화재·폭발이다. 인화성 유기용제를 취급하는 사업장에서는 정전기나 접지 미확인 등 작업자의 사소한 실수가 대형 사고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기후부의 이번 저감 지원책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음성안내 장치와 방전패드는 현장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내는 핵심 장비로 꼽힌다.


위험구역 진입 전 보호장구 착용과 방전장치 접촉을 반복적으로 안내함으로써 익숙함이나 부주의로 안전수칙을 놓치는 일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사업장에서는 한글을 모르더라도 사고사례 포스터, 화학안전구역 표시 등을 통해 위험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이번에 지원을 받은 바이켐은 방전패드와 음성안내장치, 시각자료와 화학안전구역 표시 등에 총 146만원을 투입해 안전망을 구축했다. 기후부의 지원 사업으로 효과를 체감한 이 사업장은 지원받지 못한 다른 구역에도 해당 장치를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이번 시범 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안전망을 더욱 넓힌다. 현재 음성안내장치 400개, 방전패드 560개 등을 지원하고 있는 기후부는 내년부터 45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노후 취급시설 개선 사업'과 연계해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한다.


이 사업은 국고보조금 60~80%를 지원하여 중소기업의 재정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시각자료에 영어 등 외국어 병기 계획을 수립하고 화학안전공동체를 통해 우수사례를 공유해 자발적인 안전 설치 문화를 확산할 방침이다.


조현수 기후부 환경보건국장은 "화학사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업장 현장에서 기본 안전수칙이 철저히 지켜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보호장구 착용, 정전기 방지, 작업 전 교육 등 현장 중심의 예방 대책을 적극 추진하여 화학사고로부터 노동자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4일 이선화 바이켐 대표가 정전기 방지패드 사용법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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