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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에서 전환으로…발전5사 통합론이 다시 나온 이유 [D:로그인]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6.22 07:00
수정 2026.06.22 07:00

2001년 경쟁·효율화 명분으로 분리된 발전공기업

재생에너지 확대·탈석탄 대응 위해 통합론 재부상

전문가들 “통합보다 역할 재정립·로드맵이 중요”

발전 5사 전경.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부와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정부와 공공기관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했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치는 [로그인]처럼 정부·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발전공기업 5개사 통합론이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 이후 25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경쟁과 효율화를 이유로 한국전력공사에서 발전부문을 분리했던 정부가 이번에는 에너지 전환 대응을 이유로 통합 운영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개최한 ‘에너지전환기 전력공기업들의 새로운 역할 연구’ 중간보고회에서는 발전5사를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최적 대안으로 제시됐다. 용역사는 재생에너지 확대, 석탄발전 폐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려면 분산된 발전공기업 체계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번 논의는 2001년 경쟁체제 도입을 목표로 분리된 발전5사 체제가 에너지 전환기에도 유효한지 다시 따져보는 성격이 강하다. 당시 분할 명분은 경쟁을 통한 효율성 제고였지만, 현재 통합론의 명분은 대규모 재생에너지 투자와 석탄발전 인력 전환 역량 확보다.


경쟁 위해 나눈 5사…전환 투자 앞에 한계론


발전5사는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한국전력공사 발전부문이 분리되며 출범했다. 당시 정부는 발전부문을 한국수력원자력과 발전5사로 나눠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전력산업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당시 구조개편의 핵심 명분은 경쟁 도입을 통한 효율성 제고였다. 발전회사를 분리해 연료 구매와 설비 운영, 경영 성과 등을 비교·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였다.


반면 최근 제기되는 통합론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석탄발전 폐지, AI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투자·인력 역량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용역사는 현행 5사 체계가 투자와 조직, 인력이 분산돼 있어 국가 차원의 에너지 전환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해상풍력 등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은 수조원대 자금이 필요한데, 개별 발전사 재무구조만으로는 투자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석탄발전 폐지 이후 인력 전환도 통합론의 명분 중 하나다. 발전소가 순차적으로 문을 닫을 경우 같은 발전공기업 안에서도 회사가 다르면 인력 재배치와 직무 전환이 쉽지 않다. 단일 법인 체계에서는 내부 인사 운영을 통해 고용 충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등 신규 분야로 인력을 전환하기 수월하다는 논리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 18일 개최한 발전공기업 역할 재정립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전문가 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통합보다 어려운 실행…원칙·로드맵이 관건


통합 방향에 공감하더라도 실제 실행 과정은 별도 과제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통합법인 출범 방식, 특별법 제정, 기존 계약 승계, 조직문화와 임금체계 조정 등 세부 쟁점이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성시경 단국대 공공정책학과 교수는 “통합회사를 만든다고 했을 때 통합법인으로서 사업을 받는 것인지, 신규 법인을 설립하는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이번 연구용역 결과에 담겨 있지 않다”며 “발전 자회사들이 연료 공급 계약을 가지고 있는데 신규 법인이 설립되면 그 계약을 가지고 가는지, 중복투자를 해소한다고 했을 때 민간회사 계약은 어떻게 할 것인지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 과정은 디테일에서 어그러진다”며 “큰 방향만 잡고 가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창완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도 통합 이후 시너지를 위해서는 화학적 결합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 교수는 “발전5사가 통합됐을 때 통합발전사의 미션이 무엇인지, 통합 과정을 통해 국민이 얻는 것이 무엇인지가 명확하게 나와야 한다”며 “조직문화, 업무방식, 보수체계가 각각 다른 만큼 세부 절차를 어떻게 통합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통합만으로 에너지 전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나왔다.


하윤희 고려대 에너지환경정책기술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 보급이 안 된 것은 발전사들이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규제와 제도 미비 원인이 훨씬 컸다”며 “통합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진단한 문제가 통합이 안 돼 생긴 문제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발전사 간 경쟁이 가져온 긍정적 효과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교수는 “발전사들이 서로 가장 싸게 연료를 사오려고 경쟁했고, 직도입을 하려고 노력한 측면도 있다”며 “이런 것들이 과당경쟁인 것처럼 이야기되는 측면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중간보고회에서 제기된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해 7월 중 발전공기업 기능 재편 및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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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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