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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km 이동' 불리했던 이란, 피파랭킹 85위 상대로 고전…'미나브 168' 걸개 등장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6.06.16 13:44
수정 2026.06.16 13:44

이란 축구대표팀. ⓒ AP=뉴시스

미국과의 전쟁으로 인해 월드컵 참가 자체가 어려웠던 이란이 경기장 안팎에서의 불리한 조건 속에도 어렵사리 승점을 챙겼다.


이란은 16일(한국시각) 미국 잉글우드 LA스타디움서 펼쳐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뉴질랜드를 상대로 2-2 무승부 결과를 받았다.


이란은 외교 갈등과 비자 발급 문제 등으로 경기 하루 전 멕시코 티후아나 베이스캠프에서 225km를 이동하는 어려운 환경과 불리한 동선 탓에 체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여파로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아래인 뉴질랜드를 상대로 고전했다. 뉴질랜드는 이번 대회 참가국 중 FIFA 랭킹이 85위로 가장 낮다(이란 피파랭킹 20위).


전반 7분 만에 골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이란은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골대 불운’을 딛고 전반 32분 레자이안의 과감한 슈팅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프리킥에서 네마티가 헤더로 연결해 골문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득점이 취소됐다.


후반 10분 또 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이란은 10분 만에 모하마드 모헤비의 헤더골로 2-2 균형을 이루며 승점1을 따냈다.


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팀이 이란이다. 경기 결과도 결과지만 개막 전까지만 해도 과연 이란이 경기를 제대로 치를 수 있겠느냐는 물음표까지 달렸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하면서 발발한 전쟁 여파 때문이다.


완전한 종전이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이란 선수단은 사실상 '적국'에서 월드컵을 치르는 입장이다. 개최국 미국은 이란 축구대표팀을 상대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비자를 내줬다. 선수들은 비자를 받았지만 대부분의 스태프들은 비자를 받지 못했다.


베이스캠프도 멕시코에 차렸고, 경기 당일에만 미국에 발을 디딜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 월드컵 첫 경기를 치렀다. 경기 후에는 다시 멕시코로 넘어가야 하는 일정이다.


뜨거운 응원도 기대할 수 없었다. 오히려 어수선했다.


관중석에서 흩어져 국기를 흔들었다. 공식 국기가 아닌 1980 이슬람 혁명 이전에 쓰던 국기다. 현재의 정부를 반대하는 의미다. 한 관중은 미국 폭격에 정면으로 항의하는 '미나브 168' 걸개를 들기도 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첫날 여자 초등학교를 오폭해 학생, 교직원 등 168명이 사망한 사건을 의미한다.


한편, 같은 조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나란히 승점1을 챙긴 이란은 오는 22일 벨기에와 2차전을 치른다. 이란과 미국이 나란히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면 16강, 조 2위로 통과한다면 32강 무대에서 정면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 AP=뉴시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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