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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릿 '잇츠 미'..."네 '최애'는 나야" [MV 리플레이 ㊲]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5.13 16:38
수정 2026.05.13 16:39

'답답넙치' 따위는 걷어차는 고농축 테크노 비트

쇼츠, 릴스 등 짧은 길이의 영상물들만 소비되는 현재 가수가 곡 안에 담아낸 상징과 그들의 세계관, 서사를 곱씹어 볼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아티스트가 담아낸 '작은 영화'인 뮤직비디오를 충분히 음미해보려 합니다. 뮤직비디오 속 이야기의 연출, 상징과 메시지를 논하는 이 코너를 통해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더 깊이 이해하고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재미를 알게 될 것입니다. <편집자 주>


그룹 아일릿(ILLIT)이 4월 30일 미니 4집 '마밀라피나타파이'(MAMIHLAPINATAPAI)의 타이틀곡 '잇츠 미'(It’s Me)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최애’라는 답을 듣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일릿이 카메라를 향해 애정을 갈망하는 눈빛을 보내는 모습이 특징이다.


아일릿 '잇츠 미' 뮤직비디오 ⓒ빌리프랩(하이브)
줄거리


뮤직비디오는 카메라를 향해 "너의 최애는 누구니?"(Who’s your bias?)라고 묻는 멤버들의 집요하고도 귀여운 시선으로 시작된다. 중식당과 태권도장이라는 이색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멤버들은 화면 너머 시청자의 관심을 독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최애 경쟁'을 벌인다.


특히 태권도복을 입고 진지하게 마주 서서 댄스 배틀을 벌이는 장면이나 마지막 민주가 식당 테이블보로 면사포와 드레스를 연상시키는 표정을 하고 나가는 모습 등은 아일릿 특유의 키치함을 극대화한다. 예기치 못한 순간에 불쑥 나타나 애정을 갈망하거나, 뻔뻔할 정도로 천연덕스러운 표정으로 카메라 앵글을 장악하는 모습은 기묘한 긴장감과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해석


'잇츠 미'는 관계의 주도권을 쥔 10대 소녀의 주체성을 '덕질 문화'(Bias)에 빗대어 풀어냈다. 가사 속 '답답넙치'나 '보석함에 가두지 마' 같은 표현은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상대에 대한 일침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뮤직비디오 속 '태권도'라는 소재는 다양한 콘셉트 중 하나를 넘어,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정공법'을 상징한다. 발차기하듯 시원하게 뻗는 스텝과 '힐라리우스!'(hilarious!)라며 어깨를 흔드는 원희의 동작 등은 보는 재미를 주면서 망설이는 상대의 방어벽을 깨부수는 타격이기도 하다.


기괴할 정도로 반복되는 동작들은 아일릿이 구축해온 '엉뚱 발랄한 마법 소녀' 세계관의 연장선이다. 낯설지만 자꾸만 보게 되는 이 '기묘한 귀여움'은 곧 대중이 아일릿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는 중독의 경로가 된다. 이들은 앨범명 '마밀라피나타파이'(서로 원하지만 먼저 말하지 않는 상태)라는 말 속에 '나를 최애로 임명하라'는 당찬 타이틀을 넣음으로서 유쾌함을 더했다.


아일릿 '잇츠 미' 뮤직비디오 ⓒ빌리프랩(하이브)
총평


아일릿은 이번 신보를 통해 청량함의 범주를 '테크노'와 '키치'로 확장하며 그룹만의 아우라를 굳혔다. 태권도복을 활용한 비주얼은 'K-하이틴'의 정수를 보여줬고, 연장선으로 리틀 K-타이거즈와 안무영상을 촬영하는 등 이후 화제성까지 잡았다. 극단적인 카메라 앵글과 속도감 있는 편집은 마치 숏폼 콘텐츠를 연달아 보는 듯한 쾌감을 주며 몰입하게 만든다.


남들이 말하는 자신을 수식하는 이름에 혼란스러워하는 전작 '낫 미'(NOT ME)에서 보여준 서툰 소녀의 모습에서 나아가, 이제는 대자보에 헤드라인을 걸 만큼 당당해진 아일릿의 화법은 당차다. 'Prada보다 비싼 대체불가 나'를 외치는 이들의 근거 있는 자신감은, 올봄 가요계를 가장 강력하게 타격하는 무해한 '한 방'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줄평


기괴한데 자꾸 보게 되는 아일릿표 중독의 늪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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