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르포] 평택을 범여권 단일화 딜레마…"김용남-조국 중 빨리" "결국 토박이 유의동"
입력 2026.05.09 04:00
수정 2026.05.09 04:00
6·3 수도권 격전지로 떠오른 평택을
김용남-조국 범여권 단일화 두고 '시끌'
두 후보 공방전에 지친 유권자들 "걱정"
"평택 사람 유의동이 가장 낫다" 의견도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용남(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뉴시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경기 평택을은 수도권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까지 범여권에서만 3명이 출마하면서 보수 진영과의 다자 대결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범여권 내부에서는 표 분산 우려가 커지면서 김 후보와 조 후보 간 단일화 필요성이 연일 거론되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흐름이다. 뉴스토마토 의뢰로 여론조사 업체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1~2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28.8%로 1위를 기록했고,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가 22.5%, 조 후보는 22.2%로 뒤를 이었다.
반면 여론조사 기관 메타보이스가 JTBC의 의뢰로 지난 4~5일 무선 100% 전화면접(CATI) 방식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조 후보가 26%로 김 후보(23%)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범여권 단일화 여부에 따라 선거 결과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두 후보 간 감정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는 분위기다. 혁신당은 김 후보의 과거 보수정당 시절 발언을 문제 삼으며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고, 김 후보는 "단일화는 없을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조 후보 역시 "아직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속도 조절에 나선 상태다.
선거를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이날 평택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정권에 힘을 보태려면 범여권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둘 다 싸우기만 하는데 누굴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평택을이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인 만큼 "결국 믿을 건 유의동 후보 뿐"이라는 관측도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이날 오전 고덕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캠퍼스 인근에서 만난 50대 현장 근무자 박모씨는 "요즘 뉴스를 보니 김용남과 조국이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고 그 뒤를 유의동이 바싹 따라 붙는 형국이더라"며 "이렇게 되면 선거 막판까지 혼전일텐데 이럴수록 우리 같은 유권자들의 선택만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조국이든 김용남이든 하루 빨리 단일화를 해 유권자들의 고민을 덜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평택시 고덕동에 위치한 한 상가 벽면에는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근처 상가에서 만난 50대 여성 양모씨는 "민주당 지지자인데 이번 선거는 누굴 뽑아야할지 고민"이라며 "인지도만 보면 조국인데, 정당을 보면 김용남도 무시 못 한다"고 했다.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둘이 허구한 날 싸워대던데 무슨 단일화가 되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팽성읍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60대 여성 이모씨는 "두 후보 모두 평택을 너무 모르는 것 같더라. 평택을 잘 아는 (보수) 후보는 뽑아주기 싫고"라며 "개인적으론 조국으로 단일화가 됐으면 좋겠는데 헛발질을 너무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안중읍에서는 조 후보를 응원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이 지역은 조 후보가 전입신고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안중시장에서 만난 김모(70대·여성)씨는 "얼마 전 여기서 조국을 봤는데 TV보다 훨씬 인상이 좋더라"며 "우리 동네 주민이라는데 어떻게 안 밀어줄 수가 있냐. 이번 선거는 무조건 조국을 찍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평택시 안중읍에 위치한 안중시장에서 만난 시민들도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또 다른 시민 박모(40대·여성)씨도 "지금 평택에서 제일 열심히 뛰는 후보가 조국"이라며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고 아침에 인사도 꼬박꼬박 나온다. 선거 마지막까지 지금 같은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김용남이나 유의동보단 조국을 선택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김 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안중오거리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60대 남성 권모씨는 "지금은 이재명의 시대인데 평택이 발전하려면 대통령과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인물이 뽑혀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김용남으로 단일화되는 게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팽성읍 행정복지센터 근처 택시정류장에서 만난 70대 택시기사 윤모씨는 "원래는 국민의힘 지지자인데 지금 당 상태가 말이 아니다"라며 "단일화를 한다면 평택도 잘 모르고 범죄 이력도 있는 조국보단 김용남이 낫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단일화보다는 보수 후보의 당선을 기대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고덕동에 위치한 한 공원에서 만난 70대 남성 한모씨는 "평생 평택에서만 산 토박이인데 조국이나 김용남이 하는 거 보니 둘 다 별로다. 또 평택 사람도 아니지 않냐"라며 "평택 사람이고 원래 여기서 국회의원을 하던 유의동이가 가장 낫다"고 말했다.
팽성농협 근처에서 만난 40대 남성 김모씨도 "범여권 단일화는 관심도 없다. 평택에 연고도 없고 평택시인지 팽택군인지 구분도 못하는 후보는 필요 없다"며 "유의동이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와 단일화하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대체로 보수세가 강한 평택시 팽성읍 시민들은 진보 진영 단일화보단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 지지에 힘을 싣었다. ⓒ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