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화 탄약공장 품은 美기지, 희토류까지…탈중국 거점 뜬다
입력 2026.05.08 11:42
수정 2026.05.08 12:53
탄약공장 옆 희토류 캠퍼스…중국 의존 끊으려는 美 공급망 재편
코튼 의원 전직 보좌관이 한화 CSO…계약 당일 코튼도 환영 성명
한화 K9자주포(오른쪽)와 K10탄약운반차.ⓒ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육군이 한화그룹의 탄약 생산시설이 들어설 아칸소주 파인블러프 아스널(Pine Bluff Arsenal) 부지에 희토류 광물 제조 캠퍼스 유치도 추진한다.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이 한화라는 한국 기업의 거점을 축으로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미 육군이 파인블러프 아스널에 희토류 캠퍼스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 육군 공식 미디어(DVIDS)가 지난 5일 공개한 파인블러프 아스널 사령관 매슈 메이슨 대령의 기고문에 따르면 미 육군은 한화 탄약 캠퍼스에 더해 첨단 희토류 광물 제조 캠퍼스를 같은 부지 내에 추가 유치하기 위해 민간 파트너를 모집 중이다. 기고문은 탄약공장과 희토류 캠퍼스를 결합해 기지 안에 방산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희토류는 전투기·미사일·레이더 등 첨단 무기 핵심 부품에 들어가는 소재다. 미국은 현재 희토류 가공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법인 한화디펜스USA는 지난 1월 28일 미 육군으로부터 파인블러프 아스널 내 1065에이커(약 431만㎡) 부지에 대한 개선활용임대(Enhanced Use Lease·EUL) 사업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 155mm 포탄용 화약과 추진제 핵심 원료를 생산하는 시설로, 투자 규모는 13억 달러(약 1조9000억원)에 달한다. 계약 기간은 초기 50년에 25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원래 목적은 희토류였다
이 EUL 프로그램은 원래 중요광물 가공시설 유치를 위한 경쟁 입찰로 지난해 11월 시작됐다. 한화의 탄약 캠퍼스가 그 첫 번째 낙찰 사례다.
미 국방수권법(NDAA)은 중국 의존 추진제·탄약·선구물질 생산을 파인블러프 등 국방산업 거점에서 확대하도록 육군에 촉구하고 있다. 브렌트 인그라함 육군 획득·군수·기술 차관보는 "이번 한화와의 파트너십은 미 육군이 현대적인 상업·유기적 산업기반을 강화·구축하는 데 활용할 모델"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12일에는 대니얼 드리스콜 육군장관과 사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가 기지를 직접 방문해 건설 상황을 점검했다. 미 육군 장관이 직접 챙길 만큼 이 프로젝트의 전략적 비중이 크다. 현지 언론 ‘파인블러프 커머셜’에 따르면 지반·토양 분석 등 부지 조사가 이미 시작됐고, 정문 재건축 공사도 6개월 내 착공이 검토되고 있다.
코튼의 보좌관, 한화의 CSO
워싱턴 정가와의 연결고리도 눈길을 끈다. 한화디펜스USA가 파인블러프 아스널 탄약공장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날인 지난 1월 28일, 탐 코튼 아칸소주 공화당 상원의원이 환영 성명을 냈다. 파인블러프 아스널은 코튼의 지역구에 있다. 코튼 등 아칸소 의원단은 앞서 국방부가 기지 축소를 검토하자 육군장관에게 반대 서한을 보내고 기지 확대를 주장해왔다.
한화의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알렉스 웡이다. 웡은 코튼 의원의 전직 외교정책 보좌관 겸 법무보좌관이었다. 이후 트럼프 1기(2017~2021년) 국무부에서 대북 부차관보를 지내며 미·북 정상회담을 실무 지원한 안보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트럼프 2기에서 국가안보부보좌관(Principal Deputy National Security Advisor)에 올랐다. 이후 왈츠 보좌관의 유엔대사 지명으로 NSC 팀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지난해 5월 1일 자리를 떠났다. 그로부터 4개월 뒤인 작년 9월 22일, 한화가 그를 CSO로 영입했다.
코튼의 전직 보좌관이 한화의 전략을 총괄하고, 코튼의 지역구 기지에 한화의 공장이 들어선 셈이다.
파인블러프 탄약공장, 필라델피아 조선소, 미 해군 하도급까지. 한화가 미국 방산 공급망에 박아넣은 거점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24년 12월 한화는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1억 달러에 인수한 뒤 인력·설비 업그레이드에 2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향후 5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확장 계획도 밝혔다. 지난 3월 30일에는 한화디펜스USA와 한화필리조선소가 미 해군 차세대군수지원함(NGLS) 프로그램 관련 첫 하도급 계약도 따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