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PICK] 김진태 "생전 안 찾던 아들이 효자?…우상호 '강원 효자론' 민망"
입력 2026.04.24 06:00
수정 2026.04.24 06:00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후보 인터뷰
'양양 가는 길' 꺼낸 민생은 "물고기 잡아도 적자"
"李 심부름꾼 필요 없다…도민 심부름꾼이면 돼"
"정치하면서 이렇게 TV 토론 피하는 경우 처음"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가 22일 오전 강원도 양양 수산리어촌마을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마을회관 현장 공약 발표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우리 강원특별자치도는 대통령의 심부름꾼 필요 없습니다. 도민에 대한 심부름꾼이면 충분합니다."
예비후보 등록 직후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후보는 강원도 곳곳의 읍·면·리를 돌며 마을회관 숙식 일정을 이어갔다. 시가지 일정도 병행했지만, 그의 속내를 가장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현장은 이른바 '회관일기'였다.
지난 21일 김 후보는 삼척 장호항 일정을 마친 뒤 삼척과 강릉 시내를 거쳐 주문진 수산시장을 찾는 등 강행군을 이어갔다. 인터뷰는 이날 주문진 수산시장을 떠나 다음 행선지인 양양군 손양면 수산리로 이동하던 차 안에서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철원 출신의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조기 등판시키면서, 이번 강원도지사 선거 구도도 일찌감치 확정됐다. '대통령이 보낸 효자'로 불리는 우 후보와 '강원을 지킨 뚝심과 의리'를 내세우는 춘천 토박이 김 후보의 정면대결 구도다.
데일리안이 김 후보를 만난 날은 회관일기 다섯 번째 일정이 진행되던 때였다. 그는 회관일기의 취지에 대해 "강원도 전역의 유권자를 모두 만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도 "시간이 되는 대로 농어촌을 가서 아예 숙식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이런 행보를 통해 도지사 후보가 멀리 있는 존재가 아니라, 도민들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애환을 듣는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슬로건인 '의리와 뚝심의 강원도 사람'에 대해서는 "의리는 강원도에 대한 의리를 한 번도 버린 적이 없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뚝심은 맡겨진 일은 확실하게 끝을 본다는 뜻"이라고 했다. 강원도 사람이라는 말에는 "어디서 누가 보내서 온 후보가 아니라, 강원도민이 키운 후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게 김 후보의 설명이다.
이같은 규정은 우 후보를 겨냥한 발언에서 더 또렷해졌다. 김 후보는 우 후보를 둘러싼 '효자' 표현에 대해 "효자는 뭔가 했더니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붙여줬다더라"며 "민주당에서 가끔 와서 '효도를 하겠다'고 하는데, 나는 그 소리가 듣기 민망하다"고 했다.
그는 "생전 부모님 찾아뵙지 않던 아들이 몇십 년 만에 와서 '저 효도할게요' 하는 게 진짜 효도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진짜 효자는 모시고 살고, 가까이서 부모님을 챙기는 자식"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이 보낸 후보'라고 자처하는데
강원도 위해 무얼 할 수 있는지를 말해야"
"위기 이겨내고 도민 이끌 지도자 필요"
김 후보는 우 후보를 향한 '대통령이 보낸 후보'라는 규정 자체를 강원도민의 자존심과 연결지었다. 김 후보는 "대통령이 보낸 후보라고 자처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정말 도민의 자존심과 관련된 문제"라며 "선거에서는 자기가 강원도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말해야지, 대통령의 심부름꾼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강원특별자치도에는 대통령의 심부름꾼이 필요한 게 아니라 도민에 대한 심부름꾼이면 충분하다"며 "이런 난세에는 위기를 이겨내고 도민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당당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TV 토론 성사가 지지부진한 상황과 관련해 김 후보는 우 후보를 "최악의 후보"라고도 직격했다. 그는 "설사 자신이 좀 없고 하기 싫더라도, 방송사에서 'TV 토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온 뒤 한 달 뒤에 하자고 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정치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공개적으로 TV 토론을 피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 후보는 지난 20일 우 후보를 향해 열흘 내 TV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다. 그는 "'자기가 토론을 못하는 줄 아느냐'는 식의 말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그냥 하면 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가 21일 오후 강원도 양양 수산리어촌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 후보는 앞서 방문한 어촌에서는 어획량 감소와 각종 규제 부담 등 생계와 직결된 어려움이 주로 제기됐다고 했다. 특히 줄어든 어획량 탓에 배를 끌고 나가 고기를 잡아와도 적자를 보는 현실에 대한 호소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김 후보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충격이 지역 민생에도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후보는 도민들이 가장 절박하게 호소하는 문제로 결국 공장과 어선이 모두 버티기 힘들어하는 상황을 꼽았다.
그는 "지금 모든 경제는 석유와 무관한 게 없고 물류비와 자재비 상승으로 기업들이 신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처음으로 종량제 쓰레기봉투 제조업체를 찾아갔는데,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급등으로 공장 문을 거의 닫아야 할 지경이라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곳에 정말 긴급 재정 지원이 꼭 필요하다"며 "고유가라고 해서 전 국민 소득 하위 70%에게 돈을 퍼줄 게 아니라, 지금 당장 무너지기 직전의 기업들부터 우선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어선들이 나가서 고기를 잡아야 하는데 기름값이 두 배로 오르면 고기를 잡아도 적자"라며 "그런 데에 보조를 해줘야 하는데, 무조건 온 국민에게 돈을 다 주겠다고 하는 것은 선거를 앞두고 뻔한 것 아니겠느냐"고 정부의 고유가 대응 지원 방식을 비판했다.
현행 지원책에 대해서도 "어업 면세유 지원과 유가 인상분 보전에 대해 면세율 인상분의 몇 퍼센트를 지원하겠다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 추경에서도 책정된 예산을 또 삭감했다고 한다"며 "아직 지급도 다 안 되고, 절차도 늦어지고 있어 다들 걱정이 크다"고 했다.
재선에 성공할 경우 도민들이 기대할 수 있는 변화에 대해서는 "지난 4년이 강원도의 산업 지도를 특별하게 바꿔온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4년은 도민 한 분 한 분의 삶을 특별하게 바꾸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생 전 주기에서 가장 가렵고 아쉬운 지점을 찾아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빈 퍼즐을 채워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생활밀착형 정책의 사례로 반값 육아용품 지원 공약을 제시했다.
강원 찾은 장동혁에 "결자해지 필요" 고언
의미 묻자 "최소한이자 최대한의 표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김진태 강원도지사 예비후보가 22일 오전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남애항에서 어선에 경유를 급유하며 유류가격 인상으로 인한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 후보에게는 중앙당 이슈와 관련한 입장도 추가로 물었다. 인터뷰 다음 날인 22일, 그는 수산리어촌마을회관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결자해지가 필요하다"고 공개 발언했다. 장 대표는 방미를 마치고 귀국한 뒤 첫 현장 행보로 강원도를 찾았다.
장 대표의 방미가 논란이 된 것은 6·3 지방선거를 앞둔 공천·선거 국면에서 당대표가 8박 10일간 자리를 비운 데다, 귀국 일정까지 연장했음에도 가시적 성과를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빈손 방미'라는 비판과 함께 지도부 공백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김 후보의 발언을 두고 사실상 2선 후퇴나 거취 결단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고심 끝에 내놓은 내 입장의 최소한이자 최대한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 의미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다. 향후 지도부와 연계한 선거 행보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