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버린 꽁초에 편의점 화재…법원 "인과관계 인정" 벌금형
입력 2026.04.14 10:57
수정 2026.04.14 10:57
편의점 앞 담배꽁초 투기…화재로 편의점 1억6000만원 손해
피고인 "화재와 연관성 없다" 주장했지만…법원, 인과관계 인정
춘천지방법원 전경. ⓒ연합뉴스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로 편의점 화재를 일으켜 재판에 넘겨진 6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2단독 고범진 부장판사는 실화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2024년 8월5일 화천 한 편의점 앞에서 종이상자와 쓰레기 등을 모아두는 분리수거장에 불씨가 남아 있던 담배꽁초를 버려 화재를 야기하고 이로 인해 편의점 일부가 타 약 1억6000만원의 수리비가 들도록 한 혐의로 약식기소 됐다.
그는 정식 공판 없이 재판을 마무리하는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씨 측은 "화재 현장 부근에서 담배를 피운 사실은 있지만 담배를 피우고 나서 불씨를 끄기 위해 손가락으로 불씨를 털고 발로 불씨를 껐다"며 자신의 행위와 화재 간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현장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에 A씨가 손으로 담배 불씨를 털어내는 장면만 보일 뿐 발로 담배꽁초를 밟아 끄는 장면은 포착되지 않은 점, 화재 현장 인근에서 담배를 피운 행인들은 발화지점을 기준으로 A씨보다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거나 담배꽁초를 발로 밟아 끄는 모습이 포착된 점 등을 토대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 화재의 원인이 발화지점에 버려진 담배꽁초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경찰의 조사 결과도 더해졌다.
A씨 측은 또한 "흡연 장소에서 벗어난 시점으로부터 약 20분 뒤 발화해 화재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으나 담배꽁초에 남아 있던 불씨가 종이상자와 쓰레기 표면에 착화해 이른바 '훈소'(불꽃 없이 연기만 보이는 매우 느린 연소 현상) 과정을 거쳐 주변 가연물로 연소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는 강원소방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 부장판사는 "이 사건 화재로 말미암아 발생한 피해자의 재산 피해 규모가 상당하다"며 "그런데도 피해자에 대한 피해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피고인은 아직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벌금형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