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시나리오 ③] "복당 급하지 않다"…무소속 초선의 '경험 부족' 편견 돌파
입력 2026.06.12 04:00
수정 2026.06.12 04:00
'국민의힘 복당' 보단 '의정 경험' 집중
당분간 지역구 중심 활동 후 상임위로
'북구 선거 캠페인' 여의도로 확장
"또 다른 신공 발휘할 수 있을 것"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대한민국헌정회에서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을 예방하고 있다. ⓒ뉴시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생환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국민의힘 복당 시기를 미룬 채 매서운 대여공세를 이어가는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혁과 관련된 굵직한 법안 발의를 예고하며 중앙 정치 무대에서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아직 원내 초선인 만큼 복당에 연연하기보단 시일을 두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지역 기반과 정치적 체급을 확실히 다지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향후 보수 진영 내에서 변화의 목소리가 분출하는 결정적 타이밍에 맞춰 복귀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보수 재건'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 한 의원의 로드맵으로 풀이된다.
한 의원은 11일 서울 대한민국 헌정회에서 정대철 헌정회장 등 원로들과 만나 "제가 보수 재건을 많이 말했는데, 그게 뭔지 많이 물어본다"며 "헌정회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헌법과 사실, 상식을 중시하는 게 제가 생각하는 보수의 재건이고 그걸 통해 대한민국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이 배우고 많이 듣고, 그리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유준상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배우자) 진은정 여사의 힘이 컸다. 북구에 가보면 두 부부가 완전히 밑을 기었다. 그 마음 그대로 갖고 가야 한다. 금요일 가서 월요일 오는 '금기월래(金歸月來)' 박지원에게 배워라"라고 조언하자, 한 의원은 "과분한 말이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선거를 엄청 치른 것에 비하면 전 모래 한 톨 같은 시작"이라고 화답했다.
한 의원은 "저는 아직 큰 정치인이 아니다. 그런데 큰 정치인이 되고 싶다"며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은 헌정회 원로들이 한 의원을 독자적으로 초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한 의원을 향한 원로들의 애정 어린 덕담이 이어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한 의원은 이날 방문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보수 재건을 말하고 절실하게 싸웠다. 제 생각에도 이기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선거를 시작했다"며 "이겨야 한단 당위와 현실적 구도에서 이제 양당이 모두 이렇게 협공을 하는 상황은 쉽지 않다. 제가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명분과 가치로 돌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가 건 가치가 보수 재건이다. 그만큼 보수 재건이 대한민국의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하고 많은 분이 바라는 것"이라며 "핵심은 헌법과 사실, 상식이다. 헌법에서 출발하는 게 보수 재건의 출발점이다. 그래서 헌정회 선배님들을 뵙고 인사드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6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선거 과정에서부터 현재까지 한 의원이 보수 재건과 함께 가장 강조한 메시지는 "많이 듣고, 많이 배우겠다"였다. 자신에게 '정치 검사'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됐다는 점을 인식하고, '성장형 캐릭터'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대목이다. 기존에는 정치권 안팎에서 원외 활동에 머물며 활동 반경에 제약을 받았던 한 의원의 아킬레스건으로 대다수가 '정치 경험 부족'을 꼽아왔던 만큼, 이러한 고정관념을 단기간에 깨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유권자들과 밀접하게 소통하며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자신을 따라다니던 '정치 검사'라는 꼬리표를 성공적으로 떼어냈기에, 국회 무대에서도 습득한 특유의 친화력과 스킨십 능력을 풀어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즉각 사퇴를 촉구하며 날을 세우는 동시에 정점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에게는 축하난을 보내고 손을 내미는 등, 기존과 다른 소통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큰 흐름 속에서 본회의 등 굵직한 국회 일정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당분간 지역구에 머물며 기반을 닦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상임위가 배정된 이후에는 본격적인 입법 활동을 통해 보수 정치인으로서의 면모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 견제를 요구하는 보수 유권자들의 민심을 반영해 지속적인 대여 공세에도 나설 예정이다. 한 의원은 연일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와 이를 주도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공세를 퍼부으며, 기존 '이슈 파이팅'에서 강점을 보인 본인의 역량을 거리낌 없이 발휘하고 있다.
입법 활동에서도 벌써부터 주도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을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정조준한 '선관위 개혁법' 발의를 줄줄이 예고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선관위 감사, 선거 기간 선관위 직원의 휴직·휴가 제한, 선관위원장 상임직 전환 등을 골자로 한 법안들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 의원이 당분간은 대여공세를 비롯해 의원들과 인간적인 교류를 확대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갑 선거 과정에서 한 의원이 재발견됐단 평가와 함께 소통의 달인으로 거듭났다. 이제 북구 선거 캠페인을 여의도에서 펼치지 않겠느냐"라고 짚었다.
이어 "본인의 지역구인 PK(부산·울산·경남)를 비롯해 TK(대구·경북) 등 영남권 의원들과 자연스럽게 접점을 넓혀가며 또 다른 신공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동훈의 확장성을 여의도에서 입증하는데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