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168시간] "대권 플랜 없다"지만…보수의 시선은 다시 오세훈으로
입력 2026.06.12 04:30
수정 2026.06.12 04:30
5선 서울시장 위상…보수 진영 재편 중심
차기 주자 선호도 1위…영향력 확대
'명태균 리스크' 변수…대권가도 분수령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에 오른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권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차기 대권 구상에 대해 거듭 선을 긋고 있지만, 서울시장 선거 승리 이후 보수 진영 내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차기 대권주자를 둘러싼 논의에서도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시장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257만 5819표, 49.22%를 얻어 251만 5560표, 48.07%에 그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6만 259표 차로 따돌리며 당선을 확정했다.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일부 투표함 이송과 개표가 지연되는 진통을 겪은 끝에 거둔 결과다. 이번 승리로 오 시장은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보수 진영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에 대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이번 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당 지도부의 성과라기보다 서울시장이라는 상징적 위상을 가진 오 시장의 존재감에 기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최근 당 지지율 상승 흐름을 두고 "서울시장이라고 하는 굉장히 상징적인 정치적 위상을 가진 그 자리에서 오 시장이 당선되었기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좋은 응답들을 얻었던 것"이라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잘했네'라고 절대 해석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영향력은 선거 직후 발표된 차기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수치로 증명된다. 여론조사기관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천지일보 의뢰로 지난 8~9일 유·무선 임의전화걸기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오 시장은 19.0%의 지지를 얻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보수 성향 대선 후보 적합도'로 범위를 좁히면 오 시장의 지지율은 21.9%로 뛰어오르며 한동훈 무소속 의원(13.6%)을 제치고 선두를 달렸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는 37.3%를 기록하며 한동훈 의원(21.0%)과 장동혁 대표(19.7%)를 누르고 압도적 강세를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오 시장의 당선이 당의 희망을 되살리는 촉매가 됐다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데일리안에 선거 이후 보수층이 결집하는 현상과 오 시장의 연관성을 짚었다. 그는 오 시장과 한 의원,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의 당선을 두고 "이분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윤어게인, 장동혁 노선과는 정반대의 입장에서 '새롭게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 이런 입장에 있었던 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인물들이 당선이 되니까 국민의힘이 새로 출발할 수 있겠다는 희망, 보수 재건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들어 우리 당에 대한 기대치가 다시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라며 "거기에 오 시장의 당선이 큰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오 시장이 "가장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울시를 4번이나, 이제 5번째까지 이끌었던 차별화된 경험치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일차적 강점으로 꼽았다.
이어 과거 16대 국회 시절 정당법·선거법·정치자금법 개정을 개혁파들과 주도하고 불출마를 던졌던 '오세훈법'의 자산이 여전히 '원조 개혁파' 이미지로 굳건하다는 점도 들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주류 세력의 노선과 거리를 두며 자기 소신을 지킨 점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다만 거대한 지방정부의 수장이라는 현직의 위치가 향후 행보에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이 의원은 "대선이 4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줄곧 떠들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서울시를 잘 이끌어서 실적을 추가적으로 더 만들어내는 것이 본인의 장점을 더 극대화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차기 주자론의 급부상과 동시에 오 시장이 당면한 사법적 리스크도 선거 직후 168시간 사이에 고스란히 재개됐다. 오 시장은 당선 후 일주일만인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에 출석했다. 2021년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 씨로부터 10회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부시장을 통해 비용 3300만 원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작년 12월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다.
오 시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특검의 목표대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나갔다"라며 "범죄자와 피해자를 뒤바꿔 기소한 민중기 특검은 정말 악질적인 특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표본 수가 부풀려진 가짜 여론조사임이 법정에서 밝혀진 만큼 수사기관이 명 씨 일당을 사기죄로 조속히 기소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 재판 결과는 정치권이 오 시장을 바라볼 때 여전히 남아 있는 불확실성 요소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오 시장이 5선을 거치며 펼쳐온 정책과 스탠스가 상충하는 견해를 지닌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상당히 어필해왔다고 평가하면서도 사법적 리스크의 완전한 해결을 전제로 내걸었다.
최 평론가는 "오 시장이 만약 명 씨에 의해서 발목이 잡히면 그것도 다 끝장나는 것"이라며 "다만 명태균 리스크를 떨쳐내고 무난하게 5기 시정을 펼쳐 나간다는 전제 조건 하에 여권 내 한 의원이나 누구 다른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차기 대권 주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