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분조위, 티메프 카드 할부 청약철회 인정…“132억원 환급해야”
입력 2026.04.09 15:20
수정 2026.04.09 15:23
서비스 미이행에도 청약철회권 인정…카드사 환급 책임 명확화
판매사·PG사 배상 한계 속 금융권 통한 피해구제 첫 판단
잔여 할부금 지급 거절까지 인정…분쟁 1만1000건 해소 기대
금융감독원은 전날(8일)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고 티메프 사태 관련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행사를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9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강남구 티몬 사옥 모습.ⓒ뉴시스
티몬·위메프(티메프)에서 항공권이나 여행상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도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약 130억원 규모의 결제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금감원이 카드사의 환급 책임을 인정하는 판단을 내리면서다.
금융감독원은 9일 전날(8일)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고 티메프 사태 관련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행사를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행상품 사례에서는 카드사가 이미 납부된 할부금 전액을 환급해야 하고, 항공권 사례에서는 기납입 금액 환급과 함께 잔여 할부금 채무도 면제된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기존 피해구제 절차의 한계가 있었다.
앞서 한국소비자원은 전자상거래법상 청약철회권을 인정해 티몬·위메프 100%, 판매사 90%, PG사 30%의 연대 책임을 인정했지만, 판매사 106곳 중 62곳, PG사 14곳 중 10곳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은 신청인 3800여명은 집단소송에 나섰지만 재판이 장기화되면서 실질적인 피해 회복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이와 별도로 금융권을 통한 구제 가능성을 검토했고, 소비자가 할부로 결제한 경우 할부거래법 적용을 통해 카드사를 통한 환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분조위는 여행상품 사건에서 ‘서비스가 실제 공급되지 않은 경우에도 청약철회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핵심 쟁점으로 봤다.
특히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계약을 철회한 것이 아니라 판매사의 이행 거절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 점, 결제대금 미정산 위험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을 근거로 청약철회권을 인정했다.
항공권 사례에서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됐다. 항공권 발권이 취소된 경우 청약철회권이 인정되며, 계약 목적이 달성되지 않은 만큼 소비자는 할부항변권을 통해 남은 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잔여 할부금 채무도 면제된다.
이번 사안과 관련된 분쟁은 총 1만1696건, 금액 기준 약 132억2000만원 규모다.
이번 결정은 금감원이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과 조직개편 이후 내놓은 첫 분쟁조정 사례다.
할부거래 구조에서 카드사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고, 장기간 이어진 소비자 피해 구제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금감원은 이번 조정결정을 계기로 유사 분쟁에 대해서도 카드사와 소비자 간 신속한 합의를 유도하고, 분조위 활용을 확대해 소비자 권익 보호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