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쪽은 추미애인데"…경기지사 선거에 기대·우려 교차하는 국민의힘
입력 2026.04.09 05:05
수정 2026.04.09 05:05
민주당,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 결정되자
국민의힘 "누가 나와도 추미애보다 낫다"
공관위도 추가공모 발표하며 후보 모시기
'마땅한 후보 안 보인다' 문제 의식도 커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추미애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로 결정되자 국민의힘 내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해 나타나고 있다. 기대감이 나오는 건 강경 일변도인 추 의원을 향한 중도층의 시선이 곱지 않은 만큼, 외연 확장이 가능한 후보를 내면 본선에서 해볼 만하다는 분석에서다. 우려가 감지되는 이유는 추 의원에 맞설 적당한 후보가 마땅치 않아서다. 당내에선 '추미애의 대항마'를 찾을 경우 경기도 전체 선거와 당 이미지 쇄신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시너지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지도부가 최대한 다양한 후보를 모셔오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경기도지사 후보 추가 접수를 실시한다. 현재 양향자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공관위가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추가 공모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존 예비후보들은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양 최고위원은 추가 공모가 결정된 지난 7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이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갈 생각이었다면 아예 공모를 받지 말았어야 했다"며 "지난달 10일 면접을 본 지 한 달이 지났는데, 이제 와서 '원칙과 기준'도 없이 외부 인사만 찾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당내에선 경기지사 추가 공모 자체는 반기는 분위기다. 양 최고위원과 함 전 의원의 경쟁력에 의문부호가 붙어있어서다. 인천일보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30일부터 이번달 1일까지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양 최고위원은 13.7%, 함 전 의원은 7.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없다'와 '잘 모름'이라한 응답자가 각각 47.7%, 23.9%로 두 후보의 지지율보다 더 높게 나왔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양 최고위원과 함 전 의원이 무슨 문제가 있다는게 아니라 구도를 만들고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지가 의문인 것"이라며 "새로운 후보들이 들어와 경쟁 하면 컨벤션 효과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본선에도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추미애 의원이 민주당의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적절한 대항마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힘을 받고 있다. 추 의원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만큼, 이에 맞설 중도 성향의 이미지를 가진 후보가 맞선다면 본선에서 깜짝 승리를 거둘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지난달 27~29일 스마트폰앱 조사 및 인터넷 조사 방식으로 '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 비호감도' 를 물어본 결과 추 의원의 비호감도는 34.5%로 가장 높았다. 2위였던 김동연 지사(12.9%)와는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나타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는 함진규 전 의원(왼쪽)과 양향자 최고위원(오른쪽)이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후보면접을 마치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경기지사 후보가 없다고 하는데 우리 후보로 누가 나오더라도 추미애 민주당 후보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추 의원이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겐 인기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당 지지자들은 물론이고 조금이라도 중도 성향을 가진 유권자에게 인기가 있을 수가 있겠나"라며 "추 의원이 경기도로 간지 이제 2년째인데, 경기도민들도 '대체 뭘 알고 나오나'라고 생각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가게 경기도를 잘 알고 좀 합리적인 이미지의 후보를 뽑으면 충분히 (추 의원을) 누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마땅한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추가 공모 발표가 나온 후 지금까지 경기지사 후보 등록을 공언한 건 조광한 국민의힘 최고위원 뿐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대선 캠프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했단 이성배 전 대변인도 당으로부터 경기지사 출마 제안을 받았지만 아직 숙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당내에선 좀 더 중량감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기존에 장동혁 대표가 직접 접촉했던 유승민 전 의원이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만큼 모셔올 인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은 최근 경기도의 주력 산업으로 떠오른 반도체뿐 아니라 전자 산업 전반에서 전문가를 물색했지만 섭외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내에선 경기도를 지역구로 둔 안철수 의원과 김은혜 의원 등에 대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안 의원은 중도확장성을 갖춘 개혁 성향이 짙은 만큼 추 의원과의 맞대결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안 의원 측은 "출마 가능성은 0%"라며 경기지사 출마설에는 선을 긋고 있다.
당에서는 지도부가 발빠르게 움직여서라도 합리적인 이미지와 인지도를 갖춘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추 의원과 상반되는 이미지의 맞상대 후보를 낼 경우 경기도 전체 선거뿐 아니라 당 분위기 쇄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단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방선거는 줄투표 성향이 강한데 워낙 대외 이미지가 좋지 않은 추 의원에 맞설 후보를 제대로 뽑으면 구도를 인물론으로 전환해서 전체 경기도민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기도에서 판을 흔들 수 있는 후보를 모셔올 수만 있다면 장동혁 대표에 대한 평가도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