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종전은 기정사실?…'기회' 찾아 나선 증시 참여자들
입력 2026.04.08 07:07
수정 2026.04.08 07:07
전쟁 이후 코스피 12% 하락
건설주, 최근 7거래일 9% 올라
종전 따른 재건 수혜 기대감
원전 기술력도 주가 상승 재료
이란 테헤란에서 한 상점 주인이 폭발 가능성에 대비해 테이프로 보강된 기념품 가게 창문 앞에 앉아 있다(자료사진). ⓒAP/뉴시스
미국과 이란이 선(先) 휴전, 후(後)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시장은 이미 종전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기회'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전쟁 여파에 따른 재건 수요에 주목하는 한편, 에너지 공급망 위기를 고려한 투자전략 수립이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3일부터 전날까지 KRX 건설 지수와 코스피 200 건설 지수는 각각 8.93%, 3.5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2.00% 내리고, 국내증시를 상징하는 반도체 관련 지수들이 9% 안팎의 하락률을 보인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건설 업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최근 급격히 높아진 분위기다.
KRX 건설 지수 기준으로 최근 7거래일 상승률이 9.06%로, 사실상 최근 상승세가 전쟁 이후 수익률을 결정지은 모양새다.
시장 참가자들이 종전 가능성에 주목하며 재건 사업에 기대를 걸고 건설주 비중을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중동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매듭지었던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승준·하민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동에서 설계·조달·시공(EPC)을 수행하는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재건 기대감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종전 후 재건 기대감은 유효하다. 재건 프로젝트는 비용보다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파괴된 현장들을 과거에 수행했던 기업에 우선적으로 맡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동 재건 사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재정 문제로 재건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지만, 중동 전쟁에서 피해가 컸던 에너지 시설들은 '국영 기업' 소유라는 점에서 신속한 복구가 예상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재건 수요는 전쟁 3년 차에도 본격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걸프 재건은 발주처가 재정 여력을 갖춘 국영 석유 회사(NOC)라는 점에서 자금 조달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재건 수요와 별개로, 국내 건설사가 원자력 발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주가 흐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쟁에 따른 고유가 여파로 각국이 에너지 믹스에 대한 관심을 높일 전망이라 정해진 예산에서 적기에 프로젝트를 매듭짓는 국내 건설사들의 강점이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에너지원을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에도 투자비 부담이나 정책 지원 한계로 실질적 전환이 더뎠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신규 원전 도입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 수요 충당을 위해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미국과의 지속적 협력도 건설주 주가 상승 재료로 꼽힌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중동 전쟁 관련 한국의 '미온적 지원'에 강한 불쾌감을 표출한 점은 우려 요인이다.
향후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리한 계약 조건을 강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