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서 게임까지…젠슨 황, 韓 AI 동맹 판 키운다
입력 2026.06.05 09:09
수정 2026.06.05 09:10
최태원·구광모·이해진·김택진 등과 회동 관측…반도체 넘어 콘텐츠·피지컬 AI 협력 확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6'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유튜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계기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협력 구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에 이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의 만남도 거론되면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한국 AI 생태계가 반도체를 넘어 클라우드, 로봇, 게임, 피지컬 AI 영역으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이번 회동의 가장 확실한 축은 SK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 공급사로 꼽힌다.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HBM 공급 안정성은 엔비디아의 제품 경쟁력과 직결된다. 최태원 회장과 젠슨 황 CEO의 만남은 차세대 HBM 공급망과 AI 인프라 투자 방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LG는 전장, 로봇,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접점을 넓힐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LG전자는 전장과 로봇 사업을 키우고 있고, LG CNS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구축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 공급망 측면에서 AI 인프라 확장과 연결될 여지가 있다. LG는 AI 반도체 직접 공급자는 아니지만, AI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구현되는 인프라와 서비스를 갖춘 파트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네이버는 소버린 AI와 클라우드 분야에서 엔비디아와의 협력 가능성이 거론된다.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 AI와 클라우드, 로봇 운영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경기 성남 제2사옥 '1784'를 통해 로봇과 AI 인프라를 실제 공간 운영에 적용해왔다. 이해진 의장과 젠슨 황 CEO의 만남은 한국형 AI 인프라와 글로벌 AI 팩토리 구상을 연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의 만남도 눈길을 끈다. 젠슨 황 CEO는 방한 기간 두산베어스 홈경기 시구자로, 박 회장은 시타자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이벤트처럼 보이지만, 둘의 만남은 로보틱스와 피지컬 AI 협력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산은 협동로봇과 자동화 솔루션을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어 엔비디아의 로봇 플랫폼과 접점이 있다.
엔씨소프트와의 접점은 게임과 AI 콘텐츠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국내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창업자 중 한 명으로, 엔씨는 게임 개발 과정에서 AI 기술을 활용해온 기업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 게임은 전통적인 GPU 수요 기반이자, 생성형 AI와 실시간 그래픽, 디지털 휴먼, AI NPC 등 차세대 콘텐츠 기술이 결합되는 시장이다. 젠슨 황 CEO와 김택진 대표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게임산업의 AI 전환과 GPU 생태계 확대가 주요 화두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AI 생태계는 이제 GPU와 HBM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과 콘텐츠 영역에 AI를 적용하는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가진 반도체, 제조, 로봇, 클라우드, 게임 역량이 엔비디아와 맞물릴 경우 협력 범위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